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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구조기술사 도전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2011. 5. 20.) 94회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하다가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순수하게 학문에 대한 열정이나 탐구를 위한 공부가 아닌 시험을 위한 공부, 그중에서도 암기를 수반하는 모든 종류의 수험생활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공부 방식은 알파벳 A부터 Z까지의 내용이 시험에 나오는 전부라고 가정할때 순차적으로 A부터 Z까지 공부한다. 물론 중간에 G나 L, U 등 몇가지 다른 것들과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출제 비중이 높지 않아 효율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 스킵하고 넘어가는 몇가지가 존재한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하고 나면 다시 A로 되돌아가 순차적으로 반복학습을 하는데 이때 분명 과거에 공부했고 확실히 봤던 내용임에도 기억이 .. 더보기
복기를 시작하며 (2011. 2. 23.) 반성없는 역사에는 미래가 없다고 했던가. 프로 바둑기사들은 대국후 승패를 떠나 반드시 복기의 과정을 거친다고 들었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프로야구에서도 최근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전력분석이 점점 주목을 받고 있는데 결국 전력분석이란 바둑과 마찬가지로 공 하나하나의 승부와 결과에 대한 일종의 복기가 아닌가 싶다. 지난 몇년동안 내가 토목구조기술사를 공부한 과정을 잠시 되돌아보니 무작정 앞만보고 걸어온(달리지 않았음) 시간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의 취약한 부분이 무엇이고 무엇을 보강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성없이 교재만 반복해서 기계적으로 푸는 연습을 했으니 비슷한 유형에 또 실수하고 시험후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말이 쉽지만 한번의 시험에 결과와 관계없.. 더보기
개정판 유감 (2010. 12. 14.) 토목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지만 엔지니어링 업체를 다니지 않고 또한 주변에 같이 공부를 하는 사람도 없는 관계로 이쪽 소식에 어두워 남들보다 한발앞서 나가기는 커녕 엇박자로라도 따라가기 바쁘다. 마치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는 기분이 들때도 있다. 주변에 기술사를 공부하는 사람은 있지만 거의다 토목시공쪽 이다보니 나처럼 모난돌(?)은 정맞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분위기가 그러하니 기술사 공부를 한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을 하면 당연히 토목시공을 한다고 지레 짐작하는데 막상 토목구조라고 말하면 대부분 반응이 "그래? 왜?"라며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한다. 뭐 어차피 인생은 고독한 법이고 기술사 도전 또한 마라톤과 같이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니 나는 내길만 가면.. 더보기
아카시해협대교(明石海峽大橋) (2010. 7. 12.) 보통 여름휴가는 남들 다가고 난뒤 좀 한가하고 약간 선선해지는 9월초에 다녀오곤 했는데 몇년전 8월 인사발령으로 예약했던 휴가를 날려먹은 뒤부터는 무조건 남들보다 빠르게 다녀오게 되었다. 아직은 이른감이 있지만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것두 큰맘먹고 일본 간사이(關西)지역으로 말이다. 비행기와 호텔만 예약하고 나머지 일정은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결정해서 사전에 준비하며 알아보던 도중 토목전공자로 이번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아카시해협대교(明石海峽大橋)를 정했다. 지난 7월 3일, 여행 첫날 호텔에서 체크인하고 짐을 풀고 처음으로 찾아간 그곳. 비록 날씨가 안좋아서 흠이었으나 그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국내에서 서해대교와 인천대교가 한창 공사중일때 견학을 가본적이 있었는데.. 더보기
감동의 김밥 (2010. 5. 24.) 어제는 91회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90회 시험을 보고나서 공부도 안하고 마냥 탱자탱자 거리기만 하다가 어영부영 91회를 맞이했다. 어제 시험보기 직전에 이번 시험후부터 열심히 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생각대로 잘될지는 모르겠다. ㅎㅎ 늘상 시험보러가기 전에 느끼는 거지만 참 시험보러 가는게 싫다. 근데 희한하게 2교시쯤 끝나면 또 볼만하고, 시험을 마치고 나오면 결과와는 상관없이 뿌듯한 기분이 든다는 사실은 미스테리다.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지만 기술사 시험보는 장소의 선정은 참 의문 투성이다. 아무리 시험보는 인원이 기사에 비해 적어 장소를 몇군데밖에 안한다지만 어떻게 우리나라 3대 도시인 인천에는 시험장 조차 없는지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가 없다. 산업인력공단에 민원이.. 더보기
성지순례(聖地巡禮) (2010. 2. 2.) 성지순례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순례자가 종교적 의무를 지키거나 신의 가호와 은총을 구하기 위하여, 성지 또는 본산(本山) 소재지를 차례로 찾아가 참배하는 일을 뜻하지만 요즈음 인터넷 상에서는 화제가 되거나 유명한 사이트, 혹은 포스팅에 대하여 누리꾼들이 찾아보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한다. 내가 처음 토목구조기술사를 목표로 자료를 구하고 알아보던 몇년전만 하더라도 볼만한 사이트는 거의 전무했고 수험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기껏해야 웹에서는 다정다감이나 토목세상 정도가 있었고 교재로는 최진성님의 책이나 이진우님의 책정도? 그렇게 정보의 바다를 헤매다 우연히 알게된 이른바 '유신족보'를 찾았을때의 그 감동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한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내려오는 족보를 웹하드.. 더보기
길 위에서 길을 묻다 (2009. 9. 11.) 이천육년 원단(元旦), 커다란 포부를 가지고 토목구조기술사에 도전한지 기간으로만 따지자면 벌써 3년하고도 9개월이라는 세월이 지나버렸다. 그간 포기아닌 포기를 한적도 있었고, 도대체 내가 무슨 영화(榮華)를 누리려고 내 밥벌이와 직접적인 상관없는 이짓을 하고 있는가 나 자신에게 묻기도 수차례. 몇번의 시험 결과로 택도없는 점수를 받아들고 합격은 커녕 도전자체가 나에게 가당키나 한 건가 의문이 들기도 했었고, 마치 해는 저물어가는데 너른 벌판의 한 가운데 서서 지평선 끝을 쳐다봐도 인가는 커녕 인기척조차 보이지 않는 홀홀단신의 느낌을 받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목표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여전히 공부를 계속하고 있고, 점수는 미약하나마 조금씩 조금씩 높아지.. 더보기
공부론(工夫論) (2008. 8. 11.) 공부(工夫)란 흔히 학문을 익힌다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 기원을 따지고 올라가면 원래 '공부(功扶)'의 약자로 무엇을 힘써서 한다는 힘력(力)과 손(몸)을 사용하는 손수(手)변이 부수로 들어가 있어 무엇을 몸으로 힘써서 한다는 의미가 더 래디컬하다고 하겠다. 더구나 공부를 중국어로 발음하면 '쿵후(Kungfu)'로 우리가 잘 알고있는 무술의 의미가 되어 중국인에게는 우리와 같은 의미가 아닌 '육체적인 단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단어의 의미가 축소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공부라는 것은 학문을 익히는 두뇌의 단련뿐 아니라 모든 육체적인 단련을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가 되는데 누구나 바라는 공부를 잘하는 것이란 결국 육체의 단련을 잘하는 것이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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