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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책과 영화

단종애사(端宗哀史) -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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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31.)





이 책은 일천구백이십팔년 십일월 삼십일부터 일천구백이십구년 십이월 일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춘원 이광수의 작품으로 작가의 역사소설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광수는 친일행위로 인해 변절한 지식인의 대명사로 비판을 받는 작가이기도 하나 단종애사라는 역사소설을 통해 수양대군(세조)과 그에 편승한 무리인 신숙주, 권람, 한명회 등의 변절을 노골적으로 비판하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성군이자 효성이 깊고 학문이 뛰어났던, 그러나 병약했던 문종대왕의 외아들로 태어나 열두살의 어린 나이에 즉위한 단종은 이러한 상황을 예견했던 세종대왕의 각별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집현전 학자이자 절친한 친구이면서 세종과 문종의 총애를 받았던 성삼문과 신숙주의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로 조선 역사에서 가장 비통하고 슬픈 주인공이 되고 만다.


단종의 숙부이자 세종의 아들인 수양대군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김종서, 황보인 등의 노신은 물론 안평대군, 금성대군 등의 혈육과 폐위된 단종의 복위를 꾀한 많은 선비들을 숙청하였다. 결국 수양대군은 단종을 상왕으로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왕이 되었으며 후환을 없애기 위해 단종을 노산군으로 강봉하고 영월로 유배시켰다가 다시 서인으로 강등시킨 뒤 죽여버리고 만다.


신숙주, 권람, 한명회, 김질 등의 기회주의적 변절과 대비된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응부, 유성원 등 사육신의 곧은 절개는 유방백세(流芳百世)와 유취만년(遺臭萬年) 고사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단종의 슬픈 역사를 읽고 비분강개 하였지만 여전히 오늘날의 현실에서 똑같이 되풀이 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변절과 배신, 기회주의적 합종연횡은 많은 것을 생각케하고 가슴 한켠을 무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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