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 30.)
이 책은 경북 울진에서 15년 전부터 오로지 유기농업만을 고집해온 농사꾼 강문필씨가 직접 겪으며 느낀 일들을 기록한 수필집이다. 얼마전 내가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대학 선배께서 운영하는 자그마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선물로 주셔서 읽게 되었다.
이발사, 탄광의 광부 등을 전전하다가 결국 농사를 짓게된 저자가 처음부터 유기농법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먹는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오히려 농약도 많이 뿌리고 화학비료도 썼지만 거듭된 흉작으로 인해 오히려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유기농법에 관심을 갖게되어 80년대 말부터 당시로선 낯선 유기농법을 시작하였는데,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법이 더 자연친화적이고 건강에도 좋다고 잘알고 있고 또한 최근 불어닥친 웰빙바람으로 유기농산물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당시로선 그러한 여건이 아니었단다.
오히려 주변의 손가락질과 멸시, 게다가 빨갱이라는 누명까지도 써야했고 수확이 많지 않으니 살림은 빠듯하여 참다못한 아내가 농사를 그만두던지 이혼을 하던지 택일하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가 감내했을 인고의 세월에 새삼 고개가 수겨진다.
이 책은 현대인들은 곳곳에서 알게모르게 환경파괴를 서슴지 않으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깨끗한 농산물을 먹고 장수하고픈 마음을 가지고 있는 모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생명산업이자 1차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다른 농사꾼들에게도 유기농법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저자도 10여년간 교회에 열성으로 몸담았지만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교회에 헌금을 많이 내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땅을 온전히 지키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진정 하느님이 원하는 것일 거라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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