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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3. 27.)
이 책은 작가가 2003년 1월 부터 10월까지 국립국악원 내의 악기박물관을 들락거리며 향비파(鄕琵琶)라는, 지금은 그 연주법이 전해지지 않는 악기를 보며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삼년전 겨울, 작가는 <칼의 노래>를 쓰기 위해 충남 아산에 있는 현충사에서 이순신의 칼을 바라보며 한계절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로 악기를 들여다 보았다고 한다.
신라 진흥왕때에 가야국 출신의 우륵은 피비린내나는 삼국간의 정복 전쟁속에서 주인이 따로 없어 쥐는 자가 주인이 되는 병장기가 아닌, 본래 스스로 흘러가며 들리고 울리는 동안만의 소리인 금(琴)을 연주하며 평생을 보냈다.
후에 우륵은 가야의 흥망이 다하여 백척간두에 놓이자 고국를 등지고 주인없는 나라에서 주인없는 소리를 펴기 위해 신라에 투항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소리를 지켜내기 위해 나라를 버린 그를 욕할수마는 없을것 같다.
김훈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이순(耳順)이 가까운 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게다가 지천명(知天命)이 넘은 나이에 등단하여 단 세편의 소설만 썼음애도 불구하고 섬세한 필치와 치밀한 묘사, 그리고 기성 작가와는 차원이 다른 독특한 문체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작가만의 세계로 빠져들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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