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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2. 17.)
<칼의 노래>로 유명해진 작가 김훈이 '풍륜(風輪)'이라 이름붙인 500만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을 직접 페달을 밟아 누비며 보고 느낀 이야기들을 기록한 수필이다.
작가의 또다른 수필인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직접 밝혔듯이 그는 요즘같이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된 세상에 살면서도 컴퓨터를 전혀 다루지 못하는, 아니 배우지 아니하고 아직도 원고지에 직접깎은 연필과 지우개를 가지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글을 쓰고 생활하는 사람이다.
자동차도 있고 기차도 있는 세상이지만 그가 직접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구르는 바퀴 위에서 체인이 매개하는 구동축을 따라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가면서 길을 느끼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여행을 하는것이 어쩌면 그에게 잘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달쯤 전에 우연히 제주도에 갈 일이 있어 자전거를 빌려 하이킹을 할 요량으로 반나절을 타봤는데 어찌나 엉덩이가 쑤시고 힘이 들던지 하루 이상은 탈수 없을 정도였다. 젊은 내가 그러할 진데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어선 작가가 전국의 산하를 직접 누비고 다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책을 읽는 내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이 책은 단순한 정형화된 여행기가 아닌, 여행중에 만난 시골 사람들의 소박한 마음과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자연에 대한 한없는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더 큰 감동을 받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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