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집사람과 함께 중국 대련(다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특별한 기대없이 상해(상하이) 여행을 갔다가 중국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그동안 무시아닌 무시를 했던 중국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이번엔 또다른 도시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대련은 인천공항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으로 제주도 가는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항구도시여서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기도 하고 상해와 비교하면 발전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중국내 손꼽히는 대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훨씬 발전되었고 깨끗하고 뭔가 정리가 되어있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단동(단둥)은 여행 셋째날 일일투어 형식으로 다녀왔는데 대련에서 기차를 타고 약 2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으로 북한의 신의주와 마주한 접경지역이며, 우리에게는 친숙한 압록강을 사이에 둔 곳이어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압록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중국과 북한을 가로지르는 강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긴 강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자료가 없어 알수는 없지만 목측으로는 한강보다 폭이 살짝 좁아보였습니다. 강건너 지척엔 북한 신의주인데 마음대로 갈 수 없다고 하니 뭔가 묘한 기분도 들었구요.



압록강에는 압록강단교(鴨綠江斷橋)라는 말 그대로 끊어진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원래 이름은 압록강 철교였고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일제시대인 1911년 개통된 철교였으나 6.25 전쟁당시 1950년 11월 유엔군의 폭격으로 끊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단동의 중요한 관광명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트러스 형식으로 폭은 11m이고 끊어지기 전 길이가 944m 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중국쪽 다리만 남아있고 북한쪽은 아예 철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는 관광객들의 통행이 가능하도록 보도교로 바꿔놓았는데 한국인 관광객 이외에도 중국 현지인 관광객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트러스교량 중 측면에서의 형상이 W자 모양인 와렌트러스로 보이는데 한강철교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포스팅을 하면서 한강철교의 자료를 찾아보니 한강철교 역시 비슷한 시기인 구한말 완공(1900년)되었고 6.25 전쟁당시(1950년 6월) 폭파되었다가 전후인 1969년 완전히 복구되어 여전히 공용중에 있습니다.


트러스는 강구조 부재를 연결하여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제작되는 교량 형식으로 과거에는 세계적으로 많이 건설되었으나 현재는 신규로 가설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의 교량기술이 워낙 발달된 것이 주된 이유겠지만 어쩐지 뒷방 늙은이(?)처럼 수명이 다해가는 트러스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이 들다가도 트러스 그 자체에서 풍기는 강인한 남성적 이미지로 인해 그 위용은 감히 무시할 수 없는 묘한 위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압록강단교 바로 옆에는 압록강철교가 나란히 서있습니다. 압록강단교와 비슷한 시기에 건설된 트러스 교량으로 각각의 교량이 단선 철도교로 상행과 하행의 용도로 사용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두 교량은 세트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는 철도교로 사용되지 않고 북한과 교역을 하는 도로교로 사용되며 일반 차량이 아닌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압록강철교를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라 하여 중국과 조선(북한)의 우의를 다지는 교량이라는 뜻으로 부르고 북한에서는 조중친선다리 혹은 조중우의교라 부른다 하네요. 압록강철교 역시 6.25 당시 유엔군의 폭격으로 끊어졌지만 중국이 이후에 다시 복구했다고 합니다.
두 다리는 둘다 트러스 교량이지만 같은듯 다른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용중인 압록강철교는 마치 현수교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고 X자 형태의 전형적인 부정정 트러스교인데 토목구조기술사에서도 간혹 출제되는 형상을 눈앞에서 마주하니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압록강철교도 역시 한강철교와 비슷한 모양으로 비슷한 시기에 완공되어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여전히 공용중이라는 사실은 토목전공자로서 새삼스레 뭔지모를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토목구조기술사 도전기 > 뒷담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치(Arch), 수평과 수직의 완벽하고 아름다운 변환 (2) | 2025.09.21 |
|---|---|
| 호주 하버 브릿지(Harbour Bridge) (2) | 2025.09.14 |
| 일과 공부 혹은 가정과 공부 (4) | 2023.04.27 |
| 콘크리트 구조기준 변경 (3) | 2022.06.02 |
| 사인곡선과 슬럼프 (2) | 2022.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