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28.)
엔트로피(entropy)라는 말은 어떤 물질계의 열적상태를 나타내는 물리량의 하나로서 주로 열역학 제2법칙과 관련하여 자주 사용하는 용어이다. 어떤 상태에 대한 엔트로피는 그 상태에 대한 확률의 척도일 뿐 아니라, 또한 그 상태에 대한 무질서함(randomness)의 척도여서 엔트로피를 가리켜 흔히 '무질서도'라고 하기도 한다.
자연적인 상태로 가만히 놔둔다면 모든 것들이 당연히 무질서해지기 마련이니 엔트로피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가역(可逆)현상이라 하고 그 반대의 경우, 그러니까 엔트로피가 감소하여 무질서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비가역(非可逆)현상이라고 하는데 자연현상에서 비가역현상은 일어날 수 없고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야만 가능하다.
흔히 말하듯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나 사실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현상이 아닌가 한다. 마찬가지로 무엇을 하고자 굳은 결심을 해도 며칠 지나지 않아 작심삼일이 되는 것 또한 마음속에 다잡았던 질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질서해지는 엔트로피의 법칙을 자연스럽게 따라감이 아닐까?
따로 어지럽히지 않아도 집안은 늘 조금씩 먼지가 쌓이게 되고(엔트로피 증가, 가역현상) 청소(엔트로피 감소, 비가역현상)를 주기적으로 해도 시간이 지나면 역시나 무질서해진 탓에 또다시 청소를 해야한다.
자연현상으로는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비가역현상이 존재할 수 없으나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기에 청소와 같이 인위적인 비가역현상을 만들어 낸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나 양수기를 사용해 아랫쪽의 물을 위쪽으로 끌어올림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나의 마음속의 엔트로피가 증가하여 공부를 하고자 하는 굳은 결심으로부터 점점 나태해지고 헤이해지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양수기와 같은 비가역 현상을 일으켜 엔트로피를 감소시켜 보지만 이것 또한 유효기간이 무한대가 아닌지라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듯 이런 비가역적 홍역을 치르는 것이 관례가 되어버렸다.
아, 야속한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여라.. ㅠㅠ
'토목구조기술사 도전기 > 뒷담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turn to the basic (0) | 2018.02.04 |
---|---|
공학용 계산기2 (0) | 2018.02.04 |
마라톤 중계와 볼펜 (0) | 2018.02.04 |
신선한 충격 (0) | 2018.02.04 |
제2의 시작.. (0) | 2018.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