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9.)
예전에 공학용계산기에 관한 썰을 풀었던 적이 있다. 여차저차 해서 대학교 입학하면서 처음 샀던 샤프 EL-9300을 기술사 준비하면서 EL-9900으로 업그레이드 했으며 상당히 만족한다는 내용의...
당시에는 EL-9900을 구입한지 얼마 안되어 들뜬(?) 마음에 그렇게 썼던것 같다.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가장 큰 불만은 9300과 마찬가지로 입력오차였다. 이건 샤프의 고질적인, 혹은 제작사의 태생적 한계인지 몰라도 그 죽일놈의 입력오차는 사용자를 힘들게 했다.
그리고 또하나의 불만은 액정에 가로로 한줄이 나간다는 사실.. 사용하는데 큰 불편은 없지만 이게 상당히 거슬리는 증상이다. 공학용계산기 사용자 모임 카페에서 알게된 사실은 이 액정의 줄이 나가는 현상은 9900의 고질병이라고 한다.
물론 9300에 비해 매트릭스 구조해석 계산시 결과치를 다른 변수로 저장할 수 있는 개선사항은 있지만 여전히 뭔가 2% 부족함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채울수 없는 빈자리를 달래보고자 여기저기 눈팅으로 알아보던중 공학용계산기 카페에서 다들 직접 써보면 안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놈이 하나 있었으니..
Texas Instruments에서 만든 Ti-89t라는 계산기인데 지금은 어느정도 입소문을 통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기술사나 기술고시 등등 시험의 필수 아이템이 되어버린 계산기다.
첨에는 한번 바꿔볼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검색을 하던 중 우연히 옥션에 중고로 싸게 나온 물건을 보자 지름신을 강림시켜 구입했다.
메뉴얼도 없어서(파는 사람이 잃어버렸다고 함)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보면서 필요한 기능을 하나하나 익혀가면서 쓰다보니 계산기 전체 기능의 10%도 안되는 활용도를 보이지만 진짜 써보면 써볼수록 '물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어떻게 샤프를 쓰고 살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실 구입해서 사용한지가 몇달 되었으나 다른 경쟁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나의 ti 사용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며느리도 모르게 나혼자만 사용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주머니속에 아무리 감추려 해도 삐져나오는 송곳처럼 자꾸 삐져나와 아예 꺼내놓기에 이르렀다. ㅋ
워낙 알려진 장점이 많아 굳이 여기서 나열하지 않겠지만(직접 사용해보면 가슴에 맺힐 정도로 장점을 알게될 것이다) 몇달간 사용하면서 느낀 단점을 굳이 몇가지 지적한다면 액정이 좀 작다는 점과 데이터 입력방법이 샤프에 비해 어렵고 명령어를 사용해야 하며 각 명령어에 따른 입력방법이 약간씩 달라 헤깔린다는 점은 옥의 티가 아닐까 싶다.
스마트바라든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좀더 강력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시험장에서 리셋하는 것을 감안하여 그런 기능 없이 그냥 기본 사양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나을것 같다.
기술의 발달로 더 좋은 물건이 나올 것이고 또 현재도 그런 물건이 시중에 나돌고 있을지 그건 모를 일이지만 암튼 이 녀석이 나의 마지막 사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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