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0.)
누구나 새해가 되면 한두가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고자 한다.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등.. 연초에 마음먹은 계획을 얼마가지 못해 작심삼일로 그쳐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남들보다 내가 좀더 낫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무엇인가 마음먹으면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추진해 나가는 인내심이다.
제갈량이 유비의 원수를 갚고자 무모함을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그 아들 유선에게 바쳐 위나라를 치고자하는 의지를 밝힌 출사표에 비길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포부를 공표하고 스스로를 다잡고자(그동안 마음먹었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기에) 출사표와 함께 시작했던 토목구조기술사 도전..
딱 1년 6개월여만인 작년 6월초... 제2의 인생이라는 결혼을 하면서, 그로부터 시작된 달콤한 신혼생활에 젖어 현실에 안주하고 보니 6개월 이라는 시간이 무의미하게 지나가 버렸다.
직장다니며 공부하는 대견한 사위라고 생각하셨던 장모님이 작년 연말 속아서(?) 결혼했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자 정신이 번쩍 들게 되었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 가장 먼저 와이프에게 전처럼 신경을 못써줄것 같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사전 양해를 구하고 2008년 새해를 맞이하여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하였다.
원래는 1월 1일이 시작이지만 직장은 2일에 시무식을 하고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듯 2일부터 하기로 결심했는데 이게 왠걸... 2일 퇴근시간 무렵에 갑작스럽게 계장님께서 약속을 잡아서 팀 전체가 회식을 하게 되었다. ㅠㅠ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어쩔수 없이 회식이라는 자리에 참석 안할수가 없고 더구나 작년 가을 발령으로 인해 지금의 팀으로 옮기면서 워낙 술 좋아하는 주당들이 모인 곳에 와서 걱정이 앞서지만 일주일에 한번에서 2주일에 한번정도만 술을 먹고 나머지는 공부하는 시간에 투입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게다가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기도 전에 술을 마시게 되니 기분이 참 착잡했다.
그러나 첫끗발이 개끗발이라는 옛사람들의 명언(?)이 있듯 그 이후부터 일주일이 넘은 오늘까지 내가 생각해도 의외일 정도로 술먹자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퇴근시간 이후 나의 공부는 아무런 방해없이 계속될 수 있었고 더욱이 월초에는 야근을 해야하는 와이프의 사정까지 겹쳐 10시반 정도까지 사무실에서 조용히 공부하다가 퇴근할 수 있었다.
천우신조인지 내가 앉는 자리가 구석탱이쪽에 칸막이 까지 있어서 예전처럼 남들 눈 신경쓸 필요도 없어졌고 올해 가을쯤으로 예정된 승진으로 인해 다른곳으로 발령이 안날 수 있는(거의 90%이상) 가능성이 생겨 새업무를 맡아 거기에 시간뺏기며 인수인계받을 부담도 줄어들게 되었다.
그래도 문제는 지금부터 인듯 하다. 아직 2세가 없어 둘만 신경쓰면 되지만 조만간 아이가 생길경우 육아문제 등등으로 인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 분명하고, 사전에 충분한 협조와 동의를 구했지만 와이프가 얼마나 잘 견뎌주나도 관건이다.
얼마전 뉴스에서 한 검찰직 공무원이 눈물나는 7년간의 사무관 승진시험 도전 끝에 합격했다는 기사를 보고 그에 비해 나는 아직 젊고 시간은 많다는 생각을 들었고 분명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면 언젠간 끝이 보일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내 실무경력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떨어진다 하더라도 중용의 명구절인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남이 한 번 해서 능하다고 하면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 해서 능하다고 하면 나는 천 번을 한다.)>를 늘 마음속에 품으며 오늘도 나의 도전을 늦추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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