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

등산앱에서 GPS 거리는 어떻게 계산할까?

반응형

많은 분들이 등산을 할때 자신의 산행경로를 기록하거나 인증을 위해, 혹은 거리와 평균속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등산앱(트랭글, 산길샘, 램블러 등)을 설치하여 사용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GPS가 내장된 스마트워치(순토, 가민, 티렉스 등)를 이용하여 자신의 등산경로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GPS를 통해 위치를 기록하게되고 이를 시간순으로 모으면 경로가 되고 경로를 바탕으로 거리를 산정합니다. 그렇다면 경로와 거리는 어떻게 산정할까요?

그거 당연한거 아냐? 뭐 이렇게 생각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호기심 해결 차원에서, 혹여라도 궁금한 분들을 위해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위와 같은 곡선이 있다고 했을때 이 곡선의 길이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만약 이 곡선이 빨래줄과 같은 줄이라면 일자로 죽 잡아당긴 후 줄자에 맞춰 눈금을 비교하면 간단히 길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빨래줄처럼 잡아당길 수 없는 이동경로이거나 잡아당기기에 너무도 긴 줄이라면 그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림과 같이 곡선을 3분할로 나누어 각각의 점을 A, B, C, D로 한 뒤 각 점을 순차적으로 연결하면 AB, BC, CD 세개의 직선을 만들어 그 직선의 길이를 재고 모두 더하면 곡선의 길이에 근접한 '대강의' 길이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직선 길이의 합이 곡선 길이보다는 약간 짧겠죠.




이번에는 곡선을 6분할로 더 잘게 쪼개어서 각각의 직선을 연결합니다. 그리고 그 직선의 길이를 구한 뒤 더해주면 3분할 했을때보다 좀더 곡선의 길이에 근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6분할보다 더 잘게 쪼개서 10분할, 20분할을 한다면 어떨까요? 아니 무한대로 잘게 쪼개면 그때는 곡선의 길이가 개별 직선 길이의 합과 같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무한대로 쪼개는 것이 '극한'의 개념이고, 개별 직선 길이의 합을 통해 곡선의 길이를 구하는 것이 '적분'의 개념입니다. 우리들은 모두 오래전, 혹은 최근에 다들 학교에서 배웠던 그것입니다. 직선의 길이는 피타고라스가 기원전에 이미 증명한 '피타고라스 정리'로 계산하면 되는 것이구요. (수포자라 하더라도 피타고라스 정리는 다 알죠?)


서두가 길었는데 GPS 거리는 결국 위에서 설명한 원리로 계산을 하는 것입니다. 즉, 스마트폰 혹은 웨어러블 기기의 GPS를 활성화 시킨 후 일정 간격으로 기기에서 수신하는 GPS 좌표를 기록하고 이를 모아 경로를 만들고 각 좌표간의 직선거리를 계산하여 이를 모두 더하는 것입니다.

다만 각각의 어플별로, 혹은 기기별로 GPS를 측정하는 간격(인터벌)이 다릅니다. 그 간격이 길수록(3분할) 실제 운행거리와의 오차가 커질 것이고, 반대로 간격이 짧을수록(6분할) 실제 운행거리에 가깝게 계산될 것입니다. 그리고 간격이 길수록 상대적으로 배터리 소모가 적고, 간격이 짧을수록 배터리 소모가 많아집니다.

각각의 어플별, 그리고 기기별 GPS 측정 간격은 다른 포스팅을 통해 하나의 글로 정리할 예정입니다.(커밍 순!)




얼마전 제가 사는 동네 뒷산을 올라가면서 한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등산앱인 램블러와 웨어러블 기기인 미밴드7을 동시에 활성화 시킨 후 결과를 비교한 것입니다. 전체 경로는 위와 같고 각 기기에서 측정한 경로를 GPX 파일로 다운받아 오픈 소스 지리정보시스템인 QGIS 프로그램에서 열어봤습니다.




QGIS 프로그램에서 카카오맵의 위성사진을 불러온 뒤 램블러와 미밴드7에 기록된 GPX 파일을 겹쳐서 열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노란색 점이 램블러에서 기록된 GPS 좌표이고 이미지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붉은색으로 표시된 점이 미밴드7에서 기록된 GPS 좌표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각각의 GPS 좌표를 시간순으로 모아 연결하면 우리가 잘 아는 산행 경로로 표기되는 것이고 그것을 특정 프로그램에서 열면 위와 같이 좌표(점)로 볼 수 있습니다.

 



지도의 출발지점을 확대해 보면 위와 같이 선이 아닌 점의 형태입니다. 노란색 점이 램블러에 기록된 GPS 좌표이며 파란색 점이 미밴드7에 기록된 GPS 좌표입니다. 보시다시피 미밴드7에 기록된 GPS 좌표가 램블러에 비해 훨씬 촘촘하게 기록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간에 붉은점도 미밴드7 좌표) 당연히 GPS 거리의 정확도는 램블러에 비해 미밴드가 높을 것입니다.


선은 무수히 많은 점들의 집합입니다. 점이 모여 선을 만들고, 선이 모여 면이 됩니다. 하루하루가 모여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듯 낱개는 비록 하찮을 지언정 그것이 모이고 쌓이면 역사가 되는 것은 세상의 이치입니다. GPS 좌표를 통해 작은 것들의 존재 가치를 확인했다랄까요? 갑분 철학적 빌드업으로 마무리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