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6. 10.)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는 무렵부터 해방이 된 직후까지의 우리민족의 애환상을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동포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중국, 소련, 일본, 하와이 등을 작가가 수차례에 걸쳐 직접 답사하고 많은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그려낸, 마치 논픽션처럼 느껴지는 픽션이다.
게다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를 우리가 잘 알고있는 독립운동가들이나 민족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자, 그리고 일반 민중들 까지 전면에 내세운 점이 특이할만하다 하겠다.
과거에 나는 '사회주의자=공산주의자=좌익=빨갱이' 라는 그릇된 등식을 당연한것 처럼 여겼는데 이 책을 읽은 뒤 왜 그 당시 지식인들이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만약 그 당시에 내가 살았더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런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 작품이다.
이 작품속에는 무수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독립운동가, 사회주의자, 일본인, 악질지주, 소작인, 처음엔 독립운동을 하다가 나중엔 전향하는 사람들, 친일파 등등.. 그들의 모습이 역사라는 큰 틀안에서 얽히고 설켜서 강물을 이룬다.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해방후에도 계속 권력을 유지하고, 마땅히 단죄되어야 할 친일의 행적들이 미화되고 불가피한 상황처럼 그려지며,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오히려 냉대받은 모순된 역사를 작가의 냉철한 역사인식으로 작가적 소명을 다해 그려낸 작품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왜 우리들이 일본을 용서할 수 없고 아픈 과거를 잊어서는 안되는지 확실하게 알려주는 책이라 하겠다.
추신 : 한 8개월여에 걸쳐 조정래 대하소설류 읽기를 끝마치고나니 감개무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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