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 3. 12.)
이 책은 일천구백구십년 팔월십팔일 태권도학회의 학술발표회에서 강연될 목적으로 열흘동안 쓰여진 논문이었으나 도올의 언론과의 인터뷰를 문제삼은 태권도협회의 심기가 틀어진 나머지 발표가 취소되어 출간하게 된 책이다.
혹자는 도올이 태권도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다고 하면 별걸 다 주제로 책을 쓴다며 오지랖이 넓다고 생각하거나 태권도에 대해 뭘 안다고 논문까지 쓰는가 하겠지만(실제로 도올은 이미 60년대에 태권도 공인2단을 취득했다고 한다.) 그의 다른 저서 <도올선생 중용강의>에서도 밝힌바 있듯이 우리들 대부분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다방면에 능통하면 깊이 알지 못하고, 한 분야를 깊이 알면 다방면에 어둡다'는 박이정 정이박(博而精 精而博)의 편견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는 그런 책이다.
태권도가 과연 철학이 될수 있냐는 물음에 대하여 인간의 냄새가 나는 모든 것은 철학의 대상이라고 하는 도올의 주장처럼 태권도 역시 우리 몸의 수련 혹은 단련(工夫論)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니 만큼 충분한 철학적 가치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태권도라는 것이 우리의 고유한 전통무술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일본의 카라테(오키나와테)에서 일천구백오십년대에 전래된 것이며 그것이 우리나라에 정착하는 단계에서 품새나 형 위주의 카라테와는 달리, 겨루기(발기술) 위주로 발전하면서 짧은 시간내에 '한국'의 무술로 세계에 전파된 역사적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실학에 대한 그릇된 인식의 편견을 비판한 <독기학설>과 마찬가지로 태권도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의 틀을 과감히 꺠뜨리는 이 책은 그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기철학(=몸철학)의 커다란 틀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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