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7. 6.)
기술사에 도전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은것은 대학교 다닐때 부터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도전을 하고자 한건 기술사 시험 응시 자격요건인 기사 취득후 4년경력 이상이 되는 시점인 작년 연말부터였다.
그리하여 우선 응시 종목을 선택하여야만 했는데 넘들이 가장 많이 한다는 토목시공기술사는 현장경험이 전무하고 나이또한 어리다는 핸디캡이 있어서 접어두고 나머지 토목관련 6개 종목의 면모를 찬찬히 뜯어본 결과 그래도 학창시절, 그리고 공무원 준비하며 가장 자신이 있었던 토목구조기술사가 여러가지 여건상 나에게 맞겠다 싶어 선택을 했다.
종목이 결정되자 나름의 정보망(?)을 동원하여 닥치는대로 자료를 구하기 시작했다. 허나 기사와는 달리 기술사라는 희소성에 의하여 자료자체가 구하기 어려웠고 고작해야 기출문제 정도 입수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대한민국에서 혼자서 고시류의 시험 공부를 한다는 것은 쌍팔년도까지는 가능했으나 오늘날에 있어서는 절대 합격할수 없다는 진리를 공무원시험 준비를 통해 뼈져리게 몸으로 겪은 나로서는 학원을 알아보는게 급선무였다. 그 결과 동영상으로 강의를 하는 온라인 학원이 두군데, 그리고 오프라인 학원이 두군데로 나왔다.
온라인 학원은 수강료도 저렴하고 나처럼 변방에서 직장생활하는 사람에게 시간을 절약시켜줄 뿐 아니라 장소적 제약까지 일거에 해소해주는 구세주처럼 보였으나 오프라인 학원에서 오는 압박성과 현장 분위기(?)를 전달해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오프라인 학원은 수강료도 비싸고 서울 강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오고가는데 3시간 정도가 허비된다는 단점은 있으나 일단 수강을 하면 제시간에 어찌되었건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기에,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어느 카페에서 본 글인데 건축시공기술사 강의의 대부격인 모 강사께서 용산에서 강의하다 광주로 내려가자 수업을 듣기 위해 매주 광주행 비행기를 타고 왔다갔다 했고 그정도 열정은 있어야 합격이 가능하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광주에 비하면 그깟 강남쯤은 엎어지면 코닿을데라는 상대적 행복감으로 오프라인 수강을 결정하였다.
실제로 학원을 다니며 알게된 사실은 수강생중 광주에 사는 분이 계신데 매주 뭘타고 오는지는 몰라도 서울로 올라와 강의를 듣고 간다는 것이다. 그런분에 비하면 인천에 사는 나는 얼마나 축복받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에 사는 놈인지....
이제 남은 문제는 오프라인 두 학원 가운데 어느 학원을 택하냐 하는 것이었다. 둘다 서초역과 교대역이라는 '그놈이 그년'격인 강남에 위치하였고 수강료 또한 4개월의 커리큘럼에 90만원이라는 담합의혹이 제기되는 동일한 금액이었으나 한곳은 오프라인 강의를 들으면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서 선택한 H학원.. 2006년 새해를 맞이하여 1월 8일 오전 9시에 개강한다고 하여 일요일 새벽같이 찾아갔는데 이게 왠걸... 문이 닫혀 있었다. 한참을 물어물어 학원 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 수강신청 인원이 적은 관계로 폐강이 되었으니 3월에 재개강 할때 다시 방문하라는 답변이었다.
이런 ㅅㅂㄻ !! 새해 첫주 청운의 꿈을 품고 한참 단잠에 빠져있어야 할 일요일 새벽 댓바람부터 눈비비고 상경한 나를 OTL하게 만드는 이 시츄에이션이란... 그리고 그날 무지하게 추웠드랬다.
그렇게 나의 새해계획을 무참히 짓밟은 H학원을 믿고 3월까지 기다릴수 없기에, 쇠뿔도 단김에 빼고자 나머지 S학원을 알아보았다. 전화로 문의하니 일주일 뒤인 15일에 개강을 한다길래 이번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14일에 다시한번 전화로 문의하는 돌다리 두드리며 수강을 했다.
학원비 90만원에 교재비(2권) 포함 도합 백만원이다. 그때 시작한 강의는 이번주 일요일(7월 9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종강한다.(4개월 과정인데 무지하게 복잡한 이유로 이번주에야 끝나게 된다.)
대기업도 아니고 고작 공무원 8급 나부랭이 박봉으로 100여만원의 수강료란 사실 엄청난 부담이었다. 다행이 작년에 나의 건의로 2006년부터 시행하게된 '직원 능력개발비'라는 복지제도의 일환으로 30만원 보조를 받을 수 있어 중대결심을 하는데 주마가편의 역할을 한것도 사실이다.
우얐든 장황하게 서두를 늘어놓은 나의 기술사 이야기 1편은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