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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책과 영화

커피인문학 - 박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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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몇년전까지 커피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거의 마시지 않았다. 어린시절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이유로 엄마가 그 음료(?)를 접할 기회를 주지 않았을 때 오히려 반대급부처럼 먹고싶었던 적은 있었지만 마음껏 먹을 수 있게된 성인이 된 이후엔 그다지 땡기지 않았다. 

 

오래도록 많은 한국인에게 '커피'라는 명사는 속칭 '다방커피'로 불리우는 '믹스커피'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다. 사무실에서 하루에 몇잔씩 마시는 사람들도 많았고, 흡연자들은 담배와 함께 믹스커피를 즐겼다. 음료자판기 이외에 믹스커피 자판기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중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요즘에 믹스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거의 없다. 믹스대신 카누를 먹는것 같더니 어느새 사무실 커피는 아쉬울때나 즐기는 문화로 바뀌고 거리에는 온갖 커피전문점이 넘쳐나고 손쉽게 아메리카노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아마도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인에게 커피라는 명사가 믹스커피를 제치고 아메리카노가 대중화된게 아닌가 싶은데 몇년전 우연한 기회에 캠핑장에서 지인이 모카포트로 추출해준 아메리카노를 마신 후 커피의 '맛'을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

 

믹스커피의 달달함과 먹고난 후의 텁텁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구수함과 풍미, 그리고 담백함은 같은 커피열매에서 추출한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달랐다. 어느새 믹스커피는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어버린지 오래고 이제는 어딜가도 아메리카노가 커피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겨울철에는 추운 몸을 녹여주는 따뜻함으로, 여름철에는 더운 몸을 식혀주는 시원한 아이스로 사실상 1년 365일 내내 커피는 나에게, 한국인에게, 그리고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음료가 되어버렸다.


이 책을 통해 커피의 기원이 예멘과 에티오피아 사이의 논쟁이 있었다는 것과 세계 3대 프리미엄 커피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안 코나, 예맨 모카 마타리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대륙과 인종을 뛰어넘은 커피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이렇게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그 기원부터 성장과정,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역사적이고 사회적 관점에서 커피를 재조명하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매일 무심코 마시는 커피에 이렇게 많은 함의가 담겨있다는 것을 이 책으로 알게 되었으니 한잔의 커피에도 좀더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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