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혜윰

인성의 시대

반응형

얼마전 쌍둥이 자매 배구선수의 학폭과 관련한 폭로를 시작으로 체육계에 만연한 학폭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비단 학원스포츠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에게까지 번져 '쌍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어디까지 가는지 그 끝을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과거에는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어디가서 하소연조차 못하던 일들이 뒤늦게나마 바로잡히는 것을 보며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수면아래 묻혀있는 억울한 일들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고통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하는 걱정도 들었던게 사실이다.

 

'철없던 시절의 치기어린 실수'라고 치부하기에는 피해자에게 남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트라우마는, 가해자의 남은 인생과 재능의 아까움에 비교할 눈꼽만큼의 아쉬움도 없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더구나 팬들의 인기와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군이라면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과 인기에 가려진 야누스적인 모습은 한편으로 너무나도 소름이 끼친다. 이래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이미지와 실제 성격을 동일시하던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브레이브걸스라는 걸그룹의 역주행이 화제다. 숙소에서 방을 빼고 각자 다른 직업을 알아보던 해체 직전의 걸그룹이 한 유튜버의 영상과 알고리즘이라는 우연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재조명되기 시작하고 뒤늦게 많은 팬들의 그들의 미담에 환호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영화보다도 말이 안되는 개연성이기에 사필귀정이라는 단어 외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 역시 그들의 영상과 그들의 서사에 뒤늦게 감동받은 아재팬의 하나로 해줄 수 있는건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를 늘려주고 좋아요를 클릭해주는 소극적 행동밖에 없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은 '실력보다 인성'이 먼저라는 원칙에 공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젊은 사람들에게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권장하기 보다, 남들보다 조금 늦더라도 바르고 정의로운 길로 가는게 맞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레이브걸스의 인기가 한때의 유행이 아닌 꾸준한 활동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제2, 제3의 쁘걸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바야흐로 일련의 사건들이 인성의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었으면 한다.

반응형

'혜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의 로망  (0) 2021.11.19
잔여백신 접종 성공  (0) 2021.06.07
이북리더기(크레마 그랑데) 구입  (0) 2021.03.08
백기완 선생님을 추모하며  (0) 2021.02.18
테슬라 모델3 계약  (0) 2021.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