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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구조기술사 도전기/뒷담화

토목구조기술사 111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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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23.)



2015년 1회차로 시행된 105회 시험에 응시한 이후 이러저러한 이유로 한동안 공부를 쉬다가 작년 가을부터 슬슬 공부를 시작해 어제 시행된 111회에 응시를 했다. 딱 2년만에 다시 보는거라 감회도 새롭고 여러가지 하고싶은 말이 있어 후기로 남긴다.


1교시 시험지를 배부할때 항상 그 크기를 먼저 본다. 논술만으로 이뤄지는 다른 종목과 달리 계산문제가 포함되기 때문에 2~4교시는 보통 A3 크기의 시험지 1장, 많을때는 2장까지도 배부가 된다. 1교시 용어정리 문제의 경우 한두개 정도 계산문제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는데 1교시 시험지를 배부하는 그 찰라 그 크기가 A3가 아닌 A4 인것을 보자마자 김이 새버렸다.


'아.. 1교시에 계산문제는 없구나.'



사실 이번 시험을 앞두고 나름의 촉(?)을 발동하여 문제 출제방향을 예상했었다. 작년 9월 12일 경주에서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주로 지진과 관련된 논술문제, 내지는 구조동역학 계산문제가 반드시 출제될 거라는 예상이었다. 106회 처럼 한 교시에 구조동역학 계산문제만 2문제씩 출제되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까지도.


그래서 구조동역학 계산문제 위주로 공부를 했고 경주 지진 관련 논문을 몇개 주의깊게 읽어보며 나름의 준비를 했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촉은 촉이 아닌 개인적 바람에 불과한 것이었다.


시사성 문제가 하나 출제되긴 했는데 2교시에 FCM 불균형 모멘트와 관련한 주두부 강봉의 파단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첨에 그림도 생소하고 문제도 뭔말인지 의아해서 이해를 못하다가 어느순간 떠오른 기사가 있었다.



http://www.gisulin.kr/news/articleView.html?idxno=20745



위 기사의 칠산대교 붕괴사고를 떠올리니 출제위원은 아마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출제를 한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기억을 더듬어 대충 써내려가긴 했는데 풀이에 자신은 없다.



전체적으로 계산문제가 많이 나와야 좋은데 대부분 논술문제고 계산문제는 매 교시당 두문제 정도에 그쳐서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계산문제중 역학문제는 가뭄에 콩나듯 출제되었는데 그중 최악은 트러스 해석문제. 최소일의 정리로 부재력을 구하고 지점의 변위는 가상일의 원리를 이용해서 풀라고 아예 못이박혀 나오는,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형태의 문제가 출제되었다.


그나마 최소일의 정리로 풀라고 했기 망정이지 단위하중법으로 풀라고 했으면 그 방법을 공부한지 너무 오래라 아예 손도 못댈뻔 했다. 풀이 방법은 개인의 취향이니 대학교 시험이면 몰라도 제발 기술사 시험에서는 풀이방법 지정 좀 안했으면 좋겠다. 내가 이러려고 역학 공부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



3교시에 출제된 8각형 프레임 구조물 해석은 몇 안되는 계산문제니 어쩔수없이 손을 대긴 했는데 이 문제 푸느라 시간을 참 많이 잡아먹었다. 2014년 기술고시 재료역학 문제중 6각형 프레임 구조물이 출제된 적이 있어 그 문제가 떠오르긴 했지만 그 문제도 사실 풀이가 복잡할 것 같아서 다음에 풀어봐야지 하고 미뤄둔 상태라 시험장에서 풀어보지 않은걸 후회해 봤자 죽은 자식 뭐 만지기에 불과한 것이니..


그리고 평면응력과 평면변형률에 관한 문제가 논술로 출제되었는데 이건 기술고시에 계산문제로 자주 출제되는 아이템이라 오래전부터 계산문제 유형별로 정리해놓고 언젠간 토목구조기술사 시험에도 나올것이다 예상하고 있었는데 논술 문제로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지껏 시험의 공부방향을 계산문제로 잡고 논술 그까이꺼 계산문제만 풀어서 합격하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경기도 오산이었고 한동안 공부를 쉬면서 장수생인 스스로를 분석한 결과 논술에 대한 대비, 답안 작성요령이 너무 안되어 있는것 같아 이제부터 논술에도 신경을 쓰자 하고 이번 시험부터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시금석 단계라 생각했는데 총평을 하자면 기쁨과 슬픔이 엇갈리고, 좌절과 용기가 교차되고 만남과 이별을 나누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험이었다.


3교시 시험이 끝났을때 오른쪽 손목부터 팔꿈치까지 저렸는데 여지껏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4교시 후반부에는 손이 아파서 답안작성이 힘들다 생각될 정도였다. 계산문제가 많은 시험이 이정도 일진데 순수하게 논술만으로 평가하는 다른 종목 수험생들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며 참 대단들 하다라는 존경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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