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일정
2018. 5. 31.~2018. 6. 3. (3박 4일간)
#. 구글 지도, 구글 번역
해외여행시 구글지도 어플과 구글 번역기 어플은 필수로 세팅해야 하는 입니다. 두 어플 모두 모바일 데이터 또는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를 가정하여 오프라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지도와 해당 국가 언어를 다운받아 놓아야 합니다.
먼저 구글 지도에서 여행 전 본인이 갈 곳을 검색 등을 통하여 선별하고 저장해 놓습니다. 구글 지도가 좋은 점 중 하나는 유명 관광지의 경우 해당 국가 언어로 검색하지 않고 한글로만 검색해도 나온다는 겁니다. 그리고 유명한 장소일수록 사용자들의 사진과 리뷰 등 후기가 많습니다. 또한 택시를 탔을 때 기사님이 길을 제대로 못찾을 경우 네비게이션도 가능하고 도보로 걸어갈 경우에도 네비게이션으로 쓸 수 있습니다.
아울러 버스나 철도 등 대중교통으로 여행시 목적지에 근접했는지 여부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번역기의 경우 영어는 사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지만 러시아와 같이 별도의 문자를 사용하는 나라의 경우 사진으로 인식을 하거나 필기로 인식을 하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는 문장(가격, 인사 등)은 미리 상용구로 저장을 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 날씨
위도가 높은 지역이므로 우리나라보다 평균기온이 낮습니다. 5월말, 6월초에 방문했던지라 옷을 가져가는게 상당히 애매했지만 일단 얇은 긴팔 위주로 챙겨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날씨 어플이나 검색 등으로 확인하는 블라디보스톡 기온이 실제 체감기온과 다르다는 겁니다. 해가 뜨면 기온보다 덥고, 흐리면 기온보다 춥습니다. 현지인들도 얇은 옷을 여러겹 입고 있다가 기온변화에 따라 입고 벗고 하는것 같더라구요. 가장 종잡을 수 없는게 그쪽 날씨인 것 같습니다.
어떤때는 한국처럼 덥고, 어떤때는 한국보다 훨씬 춥습니다. 절대로 검색을 통한 현지 기온을 맹신하지 마세요. 단순한 참고자료로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 입국신고서
특이하게 입국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입국 심사시 여권 크기만한 종이를 심사원이 작성해서 줍니다. 그래서인지 입국심사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더라구요.
#. 환전
블라디보스톡 공항 1층에도 환전소가 있긴 한데 근무시간이 제각각이고 요일에 따라 문을 닫는 경우도 있으니 한국에서 택시비 정도만 환전해서 나머지는 달러로 가지고 간 뒤 현지에 있는 시내 사설 환전소에서 환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환전 금액은 개인차가 있으나 한가족이 한국돈으로 하루 10만원 정도(100달러 내외)면 교통비며 식비며 여유있게 쓸 수 있습니다.
#. 심(SIM)카드
데이터 로밍보다는 현지 유심을 구입하시는게 낫습니다. 업무나 기타 다른 이유로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주고 받아야 하는 분이라면 로밍을 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유심만 바꿔끼면 데이터 로밍보다 저렴하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공기계가 있어서 거기에 심카드를 구입해서 끼우고 원래 사용중인 폰은 테더링(핫스팟)으로 연결해서 사용했습니다.
러시아에는 MTC와 Beeline 두가지 통신사가 주류인데 출국장 나오자마자 각각 매장이 있으니 편리한 것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저는 3박4일 여행동안 2GB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서 그정도 요금제로 달라고 하니 없다며 7GB 요금제를 사라고 하더군요. 말이 잘 안통해 그냥 그걸로 했는데 마지막날 MTC 어플로 데이터 사용량을 조회해보니 왠걸, 무제한 요금제더라구요. 분명 더 저렴한 요금제가 있을텐데 공항에서 눈뜬채로 눈탱이 맞은것 같습니다.
- 심카드 아랫쪽에 +7 914 657 8112 는 전화번호를 의미함 -
#. 택시
공항에서 시내로 나갈때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대부분은 택시를 이용하게 됩니다. 출국장 나오자마자 삐끼(?)들이 접근해서 택시타라고 꼬시는데 어리버리 하다보면 눈탱이 맞습니다. 천천히 느긋한 마음으로 심카드(유심)부터 구입하시고 공항 밖으로 나가 둘러보시면서 접근해오는 택시기사들의 금액을 물어보시고 1,000루블 근처에서 협상하면 됩니다. 아울러 짐을 포함한 가격인지도 확인하세요. 또한 택시가 아닌 소형밴의 경우 합승할 수도 있으니 그점에 유의하시구요.
막심(MAXIM)이라는 어플은 택시를 탈때 정말 유용합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카카오택시와 거의 유사한데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콜택시를 부른 뒤 미터기로 요금을 책정하는 것과 달리 막심택시는 부르기 전 요금까지 미리 알려줘 해당 요금만 내면 됩니다.
블라디보스톡 시내가 생각보다 차가 많고 복잡하며 교통난이 심하다 느낄 정도였습니다. 다만 택시요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 버스보다 택시를 이용하는게 편하더라구요.
내가 목적지를 설정해서 요금을 확인하고 콜(ORDER)을 넣고 기다리면 콜을 잡은 기사의 이름, 차종, 번호판, 색깔 등이 뜹니다. 아울러 도착 직전 알람까지 옵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영어가 거의 안통하는데 그나마 택시기사들은 관광객을 상대해서 인지 간단한 영어는 통하고 목적지는 따로 말을 안해도 됩니다만 확인차 구글 지도 어플을 보여주면 확실합니다.
막심 어플에서 현위치는 GPS로 자동 검색되며, 목적지 설정시 구글 지도 어플의 주소나 장소를 복사해다가 붙이면 됩니다. 다만 독수리전망대는 이상하게 택시기사들이 못찾아 옵니다. 갈때는 쉽게 찾아가는데 나갈때 막심택시로 부르면 못찾고 전화가 옵니다. 그러나 영어대화가 불가능하고 러시아어로만 떠들고 멘붕옵니다.
독수리전망대 두번 갔는데 두번 다 나갈때 택시기사님이 한번에 찾아오지 못하고 전화를 계속 걸어와서 무척 답답했습니다.(기사님도 답답하셨을듯) 저말고도 다른 한국인 관광객 분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봤는데 또 센스있게 찾아오시는 분들은 잘 찾아 오시더라구요.
그리고 차량 밖에 택시마크나 표시가 없는 일반 차량으로도 오는데 이게 러시아에서 불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만(우리나라에서는 불법) 암튼 택시를 부르면 의외로 많은 자가용이 영업용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돌아가는날 숙소에서 공항가는 택시를 불렀는데 950루블 정도 나오더라구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이 있어서 팁까지 1,200루블 줬습니다.
#. 젬추지나 호텔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에서 도보로 7~8분 거리에 있어 위치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바로 맞은편에 브라더스 그릴이라는 식당도 있고 왼편에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보기드문 24시 슈퍼마켓도 있습니다.
젬추지나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호텔이 낡았다고 하는데 시설은 그럭저럭이지만 뭐 지내는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만 조식 뷔페가 가짓수도 적고 음식도 입에 안맞더라구요. 직원중에도 친절한 직원이 있는 반면 굉장히 퉁명한 직원도 있었습니다.
#. 화장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공중화장실이 유료입니다. 요금은 1인당 15~20루블 정도하구요. 심지어 기차 역사와 같이 공공장소의 화장실도 유료입니다. 숙소와 식당 내 화장실 말고는 전부 유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화장실 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잔돈 꼭 챙겨서 다니세요.
화장실 입구에 의자와 사람이 앉아있는데 이분들이 돈받는 사람입니다. 처음엔 공중화장실 돈받는게 의아하고 적응도 안되는데 돈을 받고 관리해서 인지 전체적으로 청결상태가 양호합니다. 또한 남녀공용 화장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 잔돈
러시아인들은 금액보다 큰돈을 받는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금액의 잔돈은 거슬러 주는데 조금만 금액이 크면 잔돈으로 달라고 요구를 합니다. 예를들어 300루블인데 1,000루블을 꺼내면 우리처럼 거슬러주는 것이 아니라 꼭 잔돈으로 달라고 이야기하고 없다고 하면 기분 나쁜 표정을 짓습니다. 신용카드를 잘 받지 않는 곳이 많으니 환전시 큰 돈으로만 환전하지 말고 100루블 단위로 환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동전은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는게 좋습니다.
가게나 식당 등에서 계산할때 돈은 직접 주고받지 않고 플라스틱 쟁반같은 곳에 놓고 거스름돈도 거기에 놔주더라구요. 그게 문화인것 같습니다.
#. 기타
블라디보스톡 시내에 엄청나게 많은 차량이 돌아다닙니다. 엄청나게 많은 차량에 한번 놀랐고 또 서울 시내를 능가하는 난폭 운전에 또한번 놀랐습니다. 깜빡이 안켜는 것은 예사고 과속까지. 다만 횡단보도(신호등이 별로 없음)에서는 항상 보행자를 우선 배려해 정차를 해줍니다.
러시아 남자들의 헤어스타일은 효도르처럼 스포츠형 머리인데 거의 천편일률적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라 이걸 국가에서 통제하는건지 아님 유행이라 그런건지 이해는 안되지만 암튼 여자들은 자유로운데 남자는 정말 노소를 막론하고 다 비슷한 헤어스타일이라는게 좀 신기했습니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이 빠르고 전원은 220V를 사용하므로 변환 아답터가 불필요합니다.
#. 우수리스크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입니다. 다만 방법이 복잡할 뿐이지 막상 다녀오면 크게 어려움이 없는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이번 여행전까지 우수리스크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정보가 전무한 상태였는데 우연히 둘째날 아침 우수리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자초지종은 생략) 와이프와 둘이 꽂혀서 한참을 알아보다가 우여곡절 끝에 셋째날 방문하였습니다.
호텔 로비에 한글로 된 명함으로 우수리스크 택시 투어를 한다고 하길래 카톡을 보내보니 7시간 투어에 6,000루블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생각보다 비싸서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이번이 아니면 언제 가보내 해서 그냥 하자고 했는데 정작 일정이 안맞아서 결국 기차를 타고 갔는게 그게 신의 한수 였습니다.
우수리스크행 기차는 블라디보스톡 역에서 오전 6시, 9시 45분, 11시 이렇게 세차례 출발을 하는데 우리는 호텔에서 조식을 하고 10시에 여유롭게 출발을 했습니다. 마침 토요일이라 혹시나 기차시간이 평일과 다른것은 아닌가 걱정했지만 동일하더군요. 우수리스크 도착시간은 오후 1시 19분이었습니다.
기차는 자리 지정이 아니고 선착순 입니다. 예전 우리나라 비둘기호 열차 같은 시스템 이랄까요. 모든 역에 다 정차하는 완행이고 우수리스크까지 비용은 1인당 200루불입니다. 초등학생 아이도 성인 요금을 받더라구요.
4번 플랫폼에서 탑승을 하는데 플랫폼의 시계를 보면 엉뚱한 시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만 이건 고장난게 아니라 모스크바 시간이라고 합니다. (7시간 차이) 워낙 땅떵이가 넓으니 기준시간은 모두 모스크바 시간입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있으면 승무원이 표를 검사하고 중간에 물건을 파는 잡상인(?)도 등장하더라구요. 어린시절 기차에서 보던 홍익회 카트가 떠올랐습니다.
가면서 구글 지도 앱으로 확인하니 안내방송을 못알아들어도 정확하게 내릴 수 있더군요. 마침 세 그룹의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주로 아줌마들로 구성)이 기차를 같이 타고 가길래 걱정 반, 안도 반이었습니다. 걱정은 너무 시끄럽고 우수리스크 사적지마다 마주칠게 뻔해서, 안도는 가이드 따라온 한국인들이 우루루 내릴때 따라 내리면 길을 못찾을 일은 없겠구나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한국인 관광객들은 열차로 1시간쯤 지났을까. 우골나야라는 역에서 다같이 내리더군요. 급하게 검색해보니 그쪽에도 발해 관련 유적이 있다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다시 만났습니다만 다행히 우리가 먼저 가서 겹치지는 않았습니다.
- 우수리스크 기차역 -
#. 고려인 문화센터
러시아 한인 이주 140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곳이며 고려인의 신한촌 이주 역사와 독립운동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로비 우측으로 가면 고려인이 운영하는 식당 겸 카페가 있는데 비빔밥과 된장찌개를 주문해 먹었습니다. 물론 재료가 완전히 한국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쌀의 찰기도 그렇고 된장도 그렇고 맛이 거의 비슷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문 받으시는 고려인 3~4세 젊은 여성은 우리말을 잘하지 못하지만 외모만 봐도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곳까지와서 벼농사를 짓고 한민족 고유의 문화를 이어나간 그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고생은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입니다.
우수리스크역에서 택시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요금은 100루블 드렸습니다.
#. 최재형 선생 거주지
최재형 선생은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천출(賤出)이지만 러시아로 이주한 뒤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많은 부를 축적, 독립운동에 소요되는 자금 지원 역할을 하셨다고 합니다. 선생께서 1년 남짓 거주한 건물은 원형 그대로 보존이 되어있고, 과거에는 개인 소유였으나 얼마전 매입하여 현재는 내부공사중이더라구요.
도라공원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택시로 100루블이면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라공원 입구에서 오른쪽에 거북모양 비석 받침대가 있는데 과거 이곳이 중국의 영토임을 말해주는 유물이라고 합니다.
- 최재형 선생 거주지 -
#. 이상설 유허비
보재 이상설 선생은 충청북도 진천 출신의 양반으로 일찌기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위해 연해주로 건너와 꿈에 그리던 조국 광복을 맞이하지 못한 채 1917년 돌아가셨습니다. 나라를 잃은 자로 제사는 커녕 무덤도 만들지 말고 화장하여 강가에 뿌려달라는 유언대로 수이푼강에 선생의 유해가 뿌려졌고 유허비는 수이푼강이 바라보이는 곳에 세워졌습니다.
유허비에 방문했을때 망국의 슬픈 역사를 알리 없는 러시아인들이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크게 음악을 틀어놓은 채 나들이를 즐기고 있더라구요. 이역만리 머나먼 타국에서 쓸쓸히 돌아간 분의 심정이 오죽했겠습니까.
뒤늦게 알게된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께서 작년 9월 러시아 방문때 고려인 문화센터와 이상설 유허비에 다녀가셨더군요. 몰랐던 우리의 역사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이상설 유허비 -
#. 우수리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블라디보스톡으로 돌아오는 기차시간은 6시인데 이상설 유허비까지 돌아보고 나서 시간이 남아 결국 그냥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최재형 선생 거주지에서 막심 택시 어플로 이상설 유허비를 경유해서 우수리스크 버스터미널로 가는 것으로 콜을 불렀는데 이상설 유허비에서 번역기 어플 돌려가며 버스터미널 대신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거 가능하냐고 딜을 했더니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플을 돌려보더니 1,650루블 달라고 하더라구요.
마침 영업용 택시가 아닌 사제(?) 택시라 딜이 더 잘된것 같기도 하고 고속도로를 통해 오니까 1시간반도 안걸리는 시간만에 되돌아 왔습니다. 블라디보스톡에 돌아오니 오후 6시더라구요.
앞서 언급한 택시투어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게 다녀왔습니다. 러시아에서 기차를 타본것도 나름 색다른 경험과 재미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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