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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

냄새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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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1.)



드라이크리닝을 맡겼다가 찾아온 옷에서는 세탁소 특유의 화학약품 냄새가 나고 병원 입구에 들어서면 알코올 냄새에 겁부터 나기 시작한다. 한의원에 가면 어떠한 약재를 달이든지 비슷비슷한 한약냄새가 난다.


총각이 혼자사는 방에 가면 홀아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여자가 사는 방에 가면 화장품 냄새가 풍겨온다. 강신재의 단편 <젊은 느티나무>에서 주인공 숙희는 자신이 사모하는 므슈 리를 떠올리며 '그에게서는 항상 비누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어떤 집에 가보면 그집 특유의 냄새가 있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도 그 사람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정작 그 집 식구들이나 본인은 그 냄새를 인지하지 못한다.


후각이라는 감각기관 자체가 워낙 빨리 피로해져서 반복적인 냄새에 무감각해지는 것이 이유일테지만 이렇게 자신의 냄새를 자기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에 더욱 무관심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모르는, 그러나 남은 알고 있는 이러한 나의 냄새가 남들에게 기분좋은 향기로 느껴질지 아니면 악취로 느껴질지 그건 의문이다. 나는 모르기 때문에 무관심해질 수도 있는, 그러나 남들이 더 잘알기 때문에 더욱더 주의하고 조심해야 할것 같다.


냄새와는 조금 다르지만 내가 잘 모르는 내면적인 나의 향기도 결국 나 자신의 행동 여하에 달린 것이기에 평상시에도 마음을 놓고 살아서는 안될일 같다.


몸에서 나는 악취야 자주 씻고 관리를 잘해주면 금방 향기로 바뀌겠지만 내면의 풍겨져 오는 냄새는 하루 이틀에 걸쳐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말이다.


"남이 보지않는 곳에서 더욱더 자신을 삼가야 한다.[愼獨]"는 옛 성현의 말씀을 새삼스레 떠올리지 않아도 겉으로만 나는 향기가 아닌 내면에서도 우러나오는 향기를 지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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