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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

나의 권리 그리고 공공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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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28.)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인 삼화고속 노조가 사측과의 임단협이 결렬되어 지난 주말 한시적 파업을 벌였다는 뉴스를 봤는데 주말의 한시적 파업이고 내가 타고다니는 노선이 아니라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트위터에서 팔로우 하는 모 기자의 트윗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모기자 트윗 캡쳐. 참고로 트위터는 먼저쓴 글이 아래로 내려가고 새글이 위에 올라오는 방식이다>

 


기자분이 삼화고속을 타고다니는 것 같은데 물론 파업으로 인해 정상운행이 불가능하니 불편한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일반인도 아닌 기자 신분으로 저런식의 멘션을 날린다는게, 아니 저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좀 놀라웠다.


예전에 권영길 의원이 한 이야기중 인상깊었던 말이 있는데 그가 프랑스 특파원 기자시절 파리 지하철의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해서 쓰레기통마다 쓰레기가 넘쳐나고 악취가 나는데도 시민들은 불평한마디 안하고 아무렇지 않게 지하철을 이용하길래 우리나라 같으면 난리가 날텐데 왜 그들은 침묵하는지 의아했고 그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한 시민이 말하길 그들(청소하는 사람들)의 유일한 항의수단이 청소를 안하는 것인데 시민들이 불편하다고 항의를 하여 그들을 해고하고 새로운 사람을 뽑는다면 그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저항을 하겠느냐, 이정도 불편은 당연히 감수할 수 있다고 한 말에 큰 감명을 받았고 이후 한국에 돌아와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한다.


물론 나도 대학교 다니던 시절 철도나 지하철 파업하면 당장 통학을 해야 하는 내가 불편하니까 그들을 욕했던것도 사실이고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 등 이른바 '귀족노조'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절차에 의한 파업은 문제가 없음에도 사측이나 일부 언론의 물타기식 기사로 노조측만 일방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에는 명백히 반대의 입장을 취한다.


모 기자는 공익에 피해를 주는 파업과 준법행위는 개지랄이며 노조는 없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공익만으로 적법한 그들의 파업이 안된다면 그건 공익을 무기로 오히려 소수의 권익을 박탈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내용의 멘션을 그 기자에게 날렸지만 묵묵부답이다.)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다수결의 원칙'은 대다수가 원하니 소수는 찍소리 말고 잠자코 있으라는게 아니라 의견이 갈리는 문제에 있어서 다수의 의견을 따르되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일진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가 아닌 전자를 그 의미로 착각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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