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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책과 영화

부러진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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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5.)





짧은 설연휴 동안 간만에 영화한편을 봤다. 원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일년에 고작 몇편 보는게 전부임에도 나름 몇가지 원칙을 가지고 관람작을 결정한다. 우선 한국영화여야 하고 그다음으로 내가 인정하는 감독 혹은 배우의 작품, 또는 시놉시스가 괜찮다고 판단되는 작품이 그것이다.


지난 연말 포털의 1면에 뜬 제목에 이끌려 보게된 인터뷰 기사에서 몇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석궁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고 그 당사자인 김명호 전 교수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재판장에게 석궁을 쐈다는 유래가 없던 충격적인 사건과 그 가해자가 교수였다는 놀라움이 먼저 떠오르는 사건인데 정작 그 원인이나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건 당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고있던 단편적 사건의 개괄 이외에 세월이 흘러 좀더 자세히 알게된 석궁사건의 내막은 단순히 싸이코로만 치부했던 가해자 김명호 전 교수를 나쁜놈으로만 매도해버릴 수 없는 또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영화는 바로 그 '석궁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지난 연말 우연치 않게 다시 알게된 석궁사건을, 또한 트위터를 통해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의 개봉 사실을 우연히 알게되어 보게 된 것이다.


물론 영화가 사실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극화하는 과정에서 영화적 요소와 픽션이 가미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전부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그러나 만인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또한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할 판검사들이 법위에 군림하는 '보이지 않는 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권력에 저항하는 자에게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은 굳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재벌가에 대한 판결과 최근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판결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지만 이걸 영화라는 텍스트로 사회적 공론화를 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눈을 가리고 천칭저울과 칼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 디케는 많은 나라에서 법원 앞에 상징적 의미로 세워놓는다 알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법원 앞에 세워진 정의의 여신상은 눈을 가리기는 커녕 색안경을 쓰고 고장난 저울을 들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가끔씩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석궁사건 김명호 전 교수의 홈페이지 : http://seokgung.org

석궁사건의 담당 변호사 박훈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hunp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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