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시 어플이나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자신의 경로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중에 다양한 어플과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되어 있는데 제가 직접 사용해 본 것을 중심으로 측정의 정확도에 관해 비교, 고찰해보고자 합니다.
https://structural.tistory.com/393
앞서 작성한 위 링크의 글에서 이어지는 심화 학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하 내용은 위 링크글을 읽고 그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였기 때문에 중간중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링크글을 먼저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어플이나 웨어러블 기기의 정확도는 무엇보다도 GPS의 측정 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측정 주기가 짧다면 그만큼 정확도는 높아지고 측정거리가 이동 거리에 가까울 것이며, 반대로 측정 주기가 길다면 정확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측정거리와 이동 거리의 오차가 커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GPS의 측정 주기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각각의 기기에서 생성된 GPX 파일을 오픈 소스 지리정보 시스템인 QGIS 프로그램으로 열어보면 그 상세내역을 알 수 있습니다.
집근처 자주 산책하는 경로에서 한가지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가지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와 핸드폰 등산 어플을 동시에 실행시켜 그것을 비교한 것입니다.
먼저 측정에 사용된 웨어러블 기기 입니다.
왼손에는 샤오미 미밴드7 NFC와 Amazefit T-rex2를 착용하고 오른손에는 Amazefit GTS4 mini와 샤오미 미밴드8 PRO를 각각 착용하였습니다. 미밴드7 NFC만 내장 GPS가 없고(핸드폰의 GPS를 이용) 나머지 세개의 기기에는 내장 GPS가 존재합니다.
다음으로 동시에 실행시킨 핸드폰 등산 어플입니다. 위에서부터 램블러, 트랭글, 산길샘 순으로 이 3가지 어플이 가장 보편적이고 인기있는 등산 어플로 알고 있으며, 이동 경로를 GPX 파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선정하였습니다.
< Ⅰ. 등산 어플별 비교 >
운동을 완료한 후 생성된 GPX 파일을 QGIS에서 열어보면 위와 같고 이동거리는 약 4.5km 정도입니다. 각각의 GPS 측정 좌표를 연결하면 운동경로가 되는 방식입니다. 하나의 휴대폰에서 동시에 어플을 실행시켰으므로 휴대폰 기종에 따른 오차를 배제하였습니다.
아랫쪽 경로를 확대하여 캡쳐한 모습인데 각각의 등산 어플마다 측정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생성되는 좌표도 다릅니다. 동일한 핸드폰의 GPS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세한 오차가 발생합니다. 이제부터 세부적인 데이터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Ⅰ-1. 램블러
각각의 측정값을 선택하면(붉은점) 우측에 그 좌표의 속성값이 나옵니다. 이중에서 시간(붉은색 네모)을 보면 해당 좌표가 측정된 시각이 나타납니다. 이때 UTC는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한 세계 표준시를 의미하며, 한국시간은 UTC 시간에 9시간을 더한 시간이 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새벽 5시에 운동을 한 것이 아니라 9시간을 더한 오후 2시(5시+9시=14시)에 운동한 것입니다.
다섯개의 연속된 점을 샘플로 추출해 봤고 측정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24-03-13 05:04:26 (UTC)
② 2024-03-13 05:04:33 (UTC)
③ 2024-03-13 05:04:39 (UTC)
④ 2024-03-13 05:04:46 (UTC)
⑤ 2024-03-13 05:04:52 (UTC)
각 점별 간격은 7초, 6초, 7초, 6초입니다. 램블러 어플은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6~7초마다 한번씩 측정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Ⅰ-2. 트랭글
마찬가지로 트랭글 어플에서도 비슷한 위치에서 연속된 다섯개의 점을 샘플로 추출하였고 그 측정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24-03-13 05:04:26 (UTC)
② 2024-03-13 05:04:31 (UTC)
③ 2024-03-13 05:04:36 (UTC)
④ 2024-03-13 05:04:39 (UTC)
⑤ 2024-03-13 05:04:48 (UTC)
각 점별 간격은 5초, 5초, 3초, 7초 입니다. 트랭글 어플 역시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3~7초 마다 한번씩 측정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Ⅰ-3. 산길샘
마지막으로 산길샘 어플에서도 비슷한 위치에서 연속된 다섯개의 점을 샘플로 추출하였고 그 측정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24-03-13 05:04:28 (UTC)
② 2024-03-13 05:04:34 (UTC)
③ 2024-03-13 05:04:40 (UTC)
④ 2024-03-13 05:04:46 (UTC)
⑤ 2024-03-13 05:04:52 (UTC)
각 점별 간격은 모두 6초로 동일합니다. 산길샘 어플은 유일하게 일정한 간격으로 6초마다 한번씩 측정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Ⅰ-4. 등산 어플별 비교 정리
구분 | 램블러 | 트랭글 | 산길샘 |
측정 주기 | 6~7초 | 3~7초 | 6초 |
고도표시 | O | O | O |
따라가기 (내비게이션) |
O | O | O |
GPX 지원 | O | O | O |
기타 기능 | 현재위치 공유 | 자동 휴식 감지 | 측정주기 변경 가눙 |
측정 주기가 짧을수록 정확도는 높아지고 측정 거리가 이동거리에 가까워지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GPS 기능의 활성화가 증가되어 평소보다 배터리 소모량이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등산 시 휴대폰으로 사진촬영도 많이 하기 때문에 등산 어플을 사용할 경우 배터리 방전을 대비해 보조배터리를 휴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장거리 산행시 등산 어플을 이용할 경우에는 휴대폰 배터리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 Ⅱ. 웨어러블 기기별 비교 >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4개의 웨어러블 기기를 양손에 각각 2개씩 착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으나 너무 많은 어플과 웨어러블 기기를 연동하다 보니 미밴드7 NFC와 GTS4 mini만 GPX 측정값을 얻었고, T-REX2와 미밴드8 PRO는 GPX 측정값을 얻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인 실수임)
불가피하게 T-REX2와 미밴드8 PRO는 다른 장소(주왕산)에서 다시 진행을 하였습니다.
웨어러블 기기 2개의 전체 경로입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측정한 것이므로 동일한 경로입니다.
아랫쪽 부분을 확대한 모습입니다. 경로를 보면 양팔에 따로 착용했다 하더라도 그 폭을 훨씬 벗어나는 오차(약 3~5m)가 발생했습니다. 그 이유는 핸드폰 등산 어플과 달리 웨어러블 기기는 자체에 내장된 GPS를 사용하여 측정 좌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Ⅱ-1. 미밴드7 NFC
네개의 연속된 점을 추출하였고 각각의 측정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24-03-13 05:04:43 (UTC)
② 2024-03-13 05:04:44 (UTC)
③ 2024-03-13 05:04:45 (UTC)
④ 2024-03-13 05:04:46 (UTC)
미밴드7 NFC의 각 점별 측정 간격은 모두 1초로 일정합니다. 등산 어플과 비교해봐도 확실히 좌표가 훨씬 촘촘하게 찍혀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Ⅱ-2. Amazefit GTS4 mini
역시 4개의 연속된 점을 추출하였고 측정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24-03-13 05:04:41 (UTC)
② 2024-03-13 05:04:42 (UTC)
③ 2024-03-13 05:04:43 (UTC)
④ 2024-03-13 05:04:44 (UTC)
Amazefit GTS4 mini의 각 점별 측정 간격도 모두 1초로 일정합니다.
이제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측정한 T-REX2와 미밴드8 PRO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주왕산 등산 시 추출한 GPX 파일의 경로이며 대전사를 출발하여 주봉, 후리메기 삼거리, 용연폭포, 용추계곡을 거쳐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였습니다.
Ⅱ-3. Amazefit T-REX2
4개의 연속된 점을 추출하였고 그 측정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24-03-23 03:18:26 (UTC)
② 2024-03-23 03:18:27 (UTC)
③ 2024-03-23 03:18:28 (UTC)
④ 2024-03-23 03:18:29 (UTC)
Amazefit T-REX2의 각 점별 측정 간격은 모두 1초로 동일합니다.
Ⅱ-4. 샤오미 미밴드8 PRO
4개의 연속된 점을 추출하였고 그 측정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24-03-23 03:18:27 (UTC)
② 2024-03-23 03:18:28 (UTC)
③ 2024-03-23 03:18:28 (UTC)
④ 2024-03-23 03:18:29 (UTC)
샤오미 미밴드8 PRO의 각 점별 측정 간격은 모두 1초로 동일합니다. 최종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웨어러블 기기의GPS 측정 간격은 모두 1초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다만 사용하는 GPS 위성의 종류에 따라 측정 위치는 서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는 지구가 완전한 구가 아니며 좌표계에 따라, 그리고 관측 위성에 따라 조금씩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Ⅱ-5. 웨어러블 기기별 비교 정리
구분 | 미밴드7 NFC | GTS4 mini | T-REX2 | 미밴드8 PRO |
내장 GPS | X | O | O | O |
측정 주기 | 1초 | 1초 | 1초 | 1초 |
따라가기 (내비게이션) |
X | X | O | X |
사용 어플 | ZEPP Life | ZEPP | ZEPP | Mi Fitness |
고도측정 | X | X | O | X |
GPX | O | O | O | X (별도 어플 필요) |
웨어러블 기기의 GPS 측정 주기는 모두 1초로 일정하며 등산 어플 대비 굉장히 촘촘하게 측정을 합니다. 그러므로 정확도가 등산 어플에 비해 굉장히 높고 측정 거리도 더 실제 거리에 가까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내장된 GPS가 없는 미밴드7 NFC를 제외하고 모두 내장 GPS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 배터리가 빨리 방전되지 않는 장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긴 산행을 자주 하거나 자신의 산행을 좀더 정확하게 측정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휴대폰 등산 어플보다는 웨어러블 기기의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평균속도가 평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등산(보통 2~3km/hr)의 경우 GPS 측정 간격이 느려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빠른 달리기(8~10km/hr), 자전거(15~25km/hr)는 휴대폰 어플을 사용할 경우 그 오차가 꽤 클 것으로 판단되므로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글 내용이 길어져 2편으로 나눠 작성하겠습니다.
https://structural.tistory.com/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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