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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책과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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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주말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영화나 한편 보자고 했을때 솔직히 내키지 않았다. 아이에게 슬쩍 떠보니 엄마가 보고싶어 하는 것 같아서 보겠다라고 하길래 내심 애가 안본다면 그 핑계로 보지말자고 하려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사실 영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1년에 서너편 정도는 극장에서 관람하는데 대 원칙이 있다. 우선 한국영화여야 하고, 시시껄렁한 킬링타임류의 영화가 아닌 분명한 메세지가 있어야 하며, 내가 땡겨야 한다는 거다.

 

영화 제목은 어디서 들은 것 같긴 했는데 사전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내키지 않았다. 내용이 뭐냐고 물어보니 아이 말로는 재난영화? 탈출영화?라고 하길래 배우빨(?)을 앞세운 영화구나 라는 생각이 앞서 더더욱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왠걸, 허무맹랑한 재난영화로 생각하고 그외에는 아무 정보없이 보기 시작한 영화에 이내 빠져들었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대변되는 아파트에 대한 현대인의, 아니 대한민국 국민들의 욕망이 여과없이 투영된 수작이었다.

 

개개인으로 보면 모두 선량하고 좋은 사람들이지만 사유재산과 얽힌, 그리고 아파트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부동산의 상징을 중심으로 모인 집단이 되었을때 얼마나 다른 인격체로 변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생각에 배우의 연기를 떠나 시나리오가 정말 좋다라고 느꼈다.

 

언젠가 본 아파트 할인분양으로 화가난 기존 입주자들이 아파트 울타리에 철조망을 치고 불침번을 서는 말도 안되는 뉴스가 떠올랐다. 누군가는 영화가 비현실적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내가 보기에 영화보다 더 비현실적인 일들이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

 

 

https://youtu.be/wcZ57l0hH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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