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2. 16.)
작년 여름에 읽었는데, 요즘 한창 뜨는 프로그램인 느낌표(!)에서 이번달에 선정된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 소개가 되길래 기억을 더듬어 글을 올려봅니다. 내가 걸리면 바로 책선물 받을수 있는데.. 쩝..
각설하고, 박완서의 92년 작품이니까 꽤 오래전에 나온 작품이지요. 재작년 말에 작가의 가장 최근작인 '아주 오래된 농담'이라는 소설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책보다는 이책이 훨씬 이해도 쉽고 내용도 잼있었습니다.
개성이 고향인 작가의 유년시절을 사실 그대로 쓴, 소설이라기 보다는 책에 쓰여있는 말처럼 '소설로 그린 자화상 - 유년의 기억' 이라는 표현이 더 걸맞는 작품이네요..
올해로 72세가 되었지만 서너살적의 유년기부터 6.25가 일어나던 1950년대 초의 대학교 생활까지의 일들을 사실적이면서 아주 자세하게 묘사한 것을 보며 그녀의 기억력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어찌보면 작가가 경험한 일제시대와 해방.. 그리고 좌우익이 대립하는 혼란기를 거쳐 6.25 라는 비극의 근대사가 단지 작가 한사람의 비극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이 겪은 아픈 과거라는 점에서 작품을 독자인 대부분의 전후 세대에게 책으로만 배웠던 우리 현대사를 마치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머리맡에 앉혀두고 무용담 얘기하듯이 써내려간 것이 특징이군요.
제목에 있는 '싱아'라는 것은 작가의 고향인 개성에서 자라던 어떤 열매같은 것인데 (저도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잘 모르지요..) 그 당시에는 지천에 널려있던 것인데 지금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작가로 하여금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겠죠..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이니까 일년가야 책 한번도 안읽는 사람들은 학교를 오가며 지하철에서 멍잡지 말고 이런책 한권 읽는 것도 괜찮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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