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책과 영화

내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 박원순

개살구 2018. 2. 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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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4.)





이 책은 변호사인 저자가 영국 체류시절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의 양심을 시험한 세기의 10대 재판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이다.


법이란 것이 누구나 단순 명료하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면 재판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할 이유가 없겠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 속에서 아주 오랜세월 생각지도 못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송사(訟事) 또한 끊이지 않는 것일게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와 관련된 재판은 불합리한 점이 많았고 결국 그로인해 주인공들이 대부분 처형되는 불행한 결과를 낳았기에 오히려 순교라는 이름으로 후세 사람들이 그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되었다.


중세의 마녀재판과 같이 지금 우리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처형된 것을 보면 당시의 세상은 참 암울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현대에도 벌어진, 또한 정권유지라는 명목하에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후대 사람들이 평가하기엔 중세나 현대를 별반 다르게 보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잘알지 못했던 드레퓌스나 로젠버그 부부 재판을 읽으며 우리 역사에서 사법살인의 대표적 사건으로 꼽히는 인혁당 사건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민주주의가 발달한 프랑스나 미국에서 조차 그런 사법살인이 벌어지는 것에서 인류의 역사는 한방향으로 진보되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돌고도는 순환구조라는 주장에 더욱 공감이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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