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살구 2018. 2. 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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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24.)

 

 

토목공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중요한 과목을 꼽으라면 대부분 재료역학을 말한다. 학교나 과목에 따라 응용역학이나 고체역학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토목공학뿐 아니라 건축이나 기계공학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본이 되는 공통과목 중 하나이다.

 

대부분 과목에는 속칭 바이블이라 불리우는 교재가 있기 마련인데 수학에는 홍성대의 정석이 있고, 영어에는 송성문의 성문시리즈가 있다면 재료역학에는 누가 뭐래도 티모센코(Timoshenko)의 'Mechanics of Materials'가 정석이나 성문과는 비교도 되지않을 정도로 전 세계적 바이블임에 이견이 없을듯 하다.

 

초판이 아주 오래전(70년대쯤?) 발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는 6판까지 나와있는 상태이며 한글 번역본은 2판이 청문각에서, 4판이 반도출판사에서, 5판과 6판이 인터비전에서 각각 출간되었다.

 

 

 

<2판(한글판)>

 

 

 

 

<4판(한글판)>

 

 

 

<5판(한글판)>

 

 

 

<6판(원서)>

 

 

물론 원작자가 티모센코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3판부터는 공동저자로 기어(Gere)가 등장하고 5판부터는 티모센코가 빠진채 기어의 이름만 나타나게 된다. 기어가 티모센코의 제자여서 티모센코가 죽고난 뒤 개정판을 내면서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게 되었다고 하는데 어디선가 기어가 티모센코의 사위라는 글도 본 기억은 있지만 사실여부는 잘 모르겠다.

 

대부분 개정판이 나오게 되면 이전 판본의 오류를 수정하거나 내용을 보강해서 출간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티모센코 재료역학은 특이하게도 2판에서 다루는 내용이 가장 많고 후에 나온 판본들은 2판의 단위계를 바꾸고 소성해석 부분 등의 내용을 삭제하여 개정판을 출간하는 식이었다. 뒤에 난 뿔이 더 우뚝해야 하는 법인데 개정이 아닌 개악(?)을 한 탓인지 결론적으로 형만한 아우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기술사나 기술고시 카페에서는 이미 절판된 2판과 4판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2판을 백미로 꼽는다. 그 사실을 알게된 후 재료역학 2판을 구하고자 백방으로 알아봤으나 허사였다. 왠만한 인터넷 헌책방을 전부 뒤져봐도 2판은 커녕 4판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간혹가다 눈에 띄는게 있다면 3판이나 5판정도였고 기술고시 공부하다 접는 사람이 헌책을 팔면서 정가보다도 더 비싸게 부르는 기현상까지 벌어져 사지 못했던 그런 책이다.

 

학부때부터 티모센코 책이 바이블이라는 사실은 교수님으로부터 들어서 잘 알고 있었으나 우째서인지 정작 수업 교재는 티모센코가 아닌 Pytel의 원서로 했었고 친구가 참고서로 산 티모센코 한글판을 한번 본게 전부였다.(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출간년도나 책 이미지를 볼때 4판 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갖지 못하면 더욱 갖고 싶은게 인지상정인지라 인터넷 하다가 생각날때마다 헌책방에 혹시 올라오지 않았나 찾아보던 도중 몇달전 어느날 우연치 않게 맨날 절판이라 표시되었던 2판에 재고 있음으로 표시된걸 보게 되었다. 것두 헌책이 아닌 새책을.. 정말인가 싶어 직접 전화로 문의를 했더니 재고가 한권 남아있었다나? 그때 그 감격(?)이란...

 

보자마자 바로 구입을 했고 요즘 한창 보고 있는 중인데 확실히 바이블이라 불리우는 이유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다만 예전에 번역된 책이라 그런지 한자가 많이 섞여있어 한자에 취약한 사람은 옥편이 없으면 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개인적으로 한자를 조금 알아서 다행히 큰 불편함은 없음) 4판부터는 한자가 거의 사라져 이런 불편도 없다고 한다.

 

우여곡절끝에 내 손에 들어온 재료역학 2판인데 오늘 글을 쓰면서 검색해보니 어찌된 영문인지 왠만한 인터넷 서점에서 2판과 4판을 다시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렵게 구입한 나로서는 좀 허무한 감도 없지 않지만 이 책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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