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스탠드(거치대)에 관한 고찰
(2016. 6. 27.)
해먹(hammock)은 나무에 매달아 놓고 휴식을 취하는 그물 침대로 남미쪽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것에서 유래하는데 일반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면 남태평양 어느 해변의 야자수 그늘에 매단 아래와 같은 것을 떠올리기 십상입니다.
오토캠핑에서도 해먹은 많은 캠퍼들, 특히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캠핑용품중 하나인데 막상 캠핑장에 해먹을 걸만한 수령의 나무가 있는 곳은 많지 않아서 해먹스탠드(거치대)를 사용하게 됩니다.
큰 나무에 매달아 놓았을 때는 해먹과 연결비너, 그리고 스트링만 튼튼하다면 안전하게 해먹을 즐길수 있지만 해먹스탠드의 경우엔 스탠드의 안전을 추가로 고려해야 합니다.
해먹은 원래 단순히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그 용도지만 가끔 캠핑장에서 아이들이 해먹을 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위험천만하게 그네 놀이를 하거나, 여러명의 아이들이 떼로 몰려서 올라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해먹에서 떨어져 낙상하거나 해먹스탠드가 뒤집어 지고 줄이 끊어져서 다쳤다는 후기를 심심치 않게 보기도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좀더 안전하고 즐겁게 해먹을 즐길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고찰글을 써봅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캠핑용 해먹스탠드는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A형 봉과 스트링을 이용한 해먹스탠드
수납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팩이 뽑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2. 자립형(1열) 해먹스탠드
자립식으로 가정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1번 보다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자립형(2열) 해먹스탠드
역시 1번 보다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납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이동성이 떨어집니다.
처음엔 해먹스탠드 종류별로 동일한 몸무게의 사람이 올라갔을때 각 부재에 걸리는 힘을 비교하고자 하였으나 해먹스탠드 종류마다 재질과 규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각각의 부재에 걸리는 힘만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고 판단되어 일반적인 구조 비교를 하는 것이 훨씬 유의미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각각의 종류별로 구조적인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고전물리학에서 배우는 힘에 대한 이론과 공과대학 1학년때 배우는 정역학적 내용이 포함된데다 많은 부분 계산과정과 증명과정을 생략하고 있으므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1. A형 봉과 스트링을 이용한 해먹스탠드
몸무게가 W인 사람이 해먹에 올라가면 해먹 양 끝단(절점)에는 힘 F가 작용합니다. 이에 따라 강봉에는 압축력 C가 작용하고 팩으로 지면에 고정한 스트링에는 인장력 T가 걸립니다. 이때 화살표 방향은 힘의 방향으로 각 절점으로 향하는 경우 압축력이 되고 절점에서 나가는 방향일 경우 인장력이 됩니다.
양 끝단(절점)을 확대하면 위와 같은 모습이며 절점은 핀 고정에 의한 힌지(hinge, 경첩) 연결로 비록 스트링이 있지만 사실상 트러스(Truss)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강봉은 지면에서 수직한 선을 기준으로 바깥쪽(해먹 반대쪽, '가' 유형)으로 기울이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안쪽(해먹쪽, '나' 유형)으로 기울이는 것이 좋을까요, 그도 아니면 수직하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요?
무조건 해먹과 반대방향('가' 유형)으로 기울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 이유는 강봉에 걸리는 압축력(C)이 경사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수평과 수직분력으로 나누면 두 유형 모두 수직분력은 크기와 방향이 동일하지만 수평분력은 크기만 같고 방향은 반대이기 때문에 해먹 반대방향일 경우 해먹에 걸리는 힘(F)과 반대 방향이 되어 스트링의 장력(T)과 합력으로 작용하여 저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 유형과 같이 해먹과 같은 방향으로 기울이면 강봉의 수평분력과 해먹에 걸리는 힘(F)이 합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스트링에 걸리는 장력(T)이 훨씬 커지므로 팩이 뽑히거나 스트링이 끊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스트링은 한줄보다는 두줄 이상으로 고정하는 것이 힘을 분산시켜 주므로 더욱 안전하며, 지면에 팩과 고정할때는 팩은 무조건 긴 팩으로 하되 두 팩의 간격을 지나치게 벌리지 말고 가급적 좁게(30cm 이내)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자립형(1열) 해먹스탠드
1번과는 달리 인장부재(스트링)가 없이 압축부재 만으로 버티는 구조입니다. 기둥이 해먹 바깥쪽으로 벌어진 이유는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습니다.
3. 자립형(2열) 해먹스탠드
2번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해먹을 지지하는 형식인데 2열이므로 동일한 재료, 동일한 규격의 봉이 사용되었다고 가정하면 2번에 비해 구조적 안전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같은 하중을 지지하기 위해서 2번은 3번에 비해 더 굵고 두껍고 탄성계수가 큰 재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참고로 2번과 비슷한 자립형(1열) 해먹스탠드 중 모양이 원형인 경우도 있습니다. (유형 4. 자립형(1열) 해먹스탠드 라고 합시다.)
얼핏보면 2번과 4번은 대동소이할 것 같지만 둘은 구조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둘을 뒤집어서 모델링 해보면 아래와 같이 2번은 경사라멘 구조(좌)이고 4번은 아치 구조(우)입니다.
좌측이 2번 유형이고 우측이 4번 유형을 뒤집어서 모델링한 개념도 입니다. 아치 구조는 라멘구조와 달리 지점의 축력에 의해 부재 전체에 걸쳐 휨모멘트가 감소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2번에 비해 4번 구조는 휨모멘트가 적게 작용할 것입니다.
지점에서의 차이를 보자면 동일한 하중의 사람이 올라갈 경우 해먹에 걸리는 장력(T)에 대한 수직분력은 동일하지만 수평분력은 2번보다 4번이 약간 더 클 것입니다. 다만 그 차이가 미세할 것이고 역학적 의미를 여기서 설명하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1번 유형에 비해 자립형 거치대 유형(2~4번)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해먹에 탄 사람을 그네처럼 옆에서 밀 경우 뒤집어질 위험성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자립형 거치대가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좀더 안전하게 자립형 스탠드를 사용하려면 위와 같이 땅바닥에 클립을 채우듯 스트링과 팩을 이용하여 고정시키면 스탠드가 흔들리거나 뒤집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및 이미지 제공 : 이웃블로거 배타는곰님)
이 때 팩은 머리가 땅에서 돌출되어 발이 걸리지 않도록 끝까지 박고, 스트링은 한두번 감아서 박으면 더 좋고 그 위로 매트나 돗자리를 깔아주면 금상첨화 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해먹을 탈때는 주의사항을 꼭 알려주시고 수시로 살펴서 위험한 행동을 할때 제지하셔야 합니다. 아울러 나무나 스탠드에서 최대한 낮게(지면과 가깝게) 매달면 만에 하나 낙상하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하여 부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