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

동계캠핑시 서큘레이터 최적 위치에 관한 고찰

개살구 2018. 2. 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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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3.)



어느새 본격적인 동계캠핑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캠핑장의 아침 저녁은 도시의 그것과 달리 겨울이 시작되었음을 10월초부터 느꼈는데 이번달 부터는 진짜 난로가 없는 구성으로는 캠핑을 다니기가 힘든 시기가 되었습니다.


동계캠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난방,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난로는 전기를 사용하는 강제대류형 난로와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대류형 난로로 크게 구분이 되는데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난로라도 텐트내 공기를 골고루 덥히기 위해서는 서큘레이터가 필수적입니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우는 '대류'라는 현상 때문인데 오래전 기억을 다시 상기해 보자면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 원인이 밀도차 라는 사실을 알든 모르든 간에 기본적인 대류의 내용은 대부분 알고 계실겁니다.


대류는 '자연적' 현상이기 때문에 아랫쪽으로 따뜻한 공기를 보내려면 '강제적' 대류를 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강제 대류를 하려면 별도의 장치를 이용해야 하는데 오토캠핑에서는 대부분 서큘레이터를 사용합니다.


서큘레이터라고 하면 생소한 느낌일 수도 있고 생김새나 용도나 '그거 선풍기 아냐?'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바람을 발생시킨다는 것만 같고 나머지는 다릅니다.




간단하게 그림으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선풍기는 바람이 퍼져나오면서 멀리가지 못하는 반면 서큘레이터는 멀리까지 바람이 퍼지지 않고 직진성을 유지합니다. 이러한 서큘레이터의 공기역학적 원리는 제가 문외한이라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바람이 직진성을 유지한다는 그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제가 처음에 동계캠핑을 시작할때 이 서큘레이터의 위치에 관해 고민도 많이 해보고 검색도 많이 해봤는데 특별한 답을 제시해주는 것이 없었습니다. 대부분 경험에 의해 이렇게 하는 것이 좋더라, 저렇게 하는 것이 좋더라 하는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저역시 열역학을 배웠다거나 관련분야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지만 대류의 일반적인 성질로 유추한 직관적, 그리고 몇년동안 경험적 체험을 바탕으로 이 고찰글을 작성하는 바이니 반론 및 이의제기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제가 아는한 오토캠핑에서 서큘레이터를 배치하는 방법은 아래의 4가지 정도입니다. 이제부터 각 방법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순환되는 공기의 화살표 색깔은 붉은색일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이고, 파란색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입니다.


 



첫번째 유형입니다. 난로는 전실 가운데 배치하고 서큘레이터를 전면부 하단에서 난로 상단을 거쳐 이너텐트 상부로 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이 캠퍼들 사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큘과 난로, 그리고 이너텐트의 높이상 서큘레이터는 대체로 작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각도가 맞습니다.


당연히 이너텐트의 전체 또는 상부를 개방하거나 모기장만 해놓아야 이너텐트 내부로 공기가 순환될수 있습니다.


난로를 사용해보면 같은 거리만큼 떨어졌다 할지라도 옆면에 손을 대는 것과 윗면에 손을 대는 것은 온도차가 다릅니다. 같은 거리에서 윗면이 옆면보다 훨씬 뜨겁습니다. 따라서 난로의 열기는 주로 윗쪽을 통해 발산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은 난로의 열기를 이너텐트 상부쪽으로 보내 이너텐트를 덥히는 방법인데 윗쪽의 더운열기가 아랫쪽으로 내려오면서 식는 과정을 거칩니다. 전실에 비해 이너텐트 위주로 덥히는 방법입니다.





두번째 유형은 랜턴스탠드 등을 이용해 서큘레이터를 윗쪽에 거치하고 이너텐트 아랫쪽 방향으로 쏘는 방식입니다. 첫번째 유형에 비해 가급적 가벼운 서큘레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더운공기를 이너텐트 아랫쪽으로 먼저 보내고 식은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순환하는 방식이기 떄문에 첫번째 유형보다 열손실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캠핑시 취침하는 이너텐트에서 똑같은 열량의 난로라도 좀더 따뜻함을 느낄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전실에 비해 이너텐트 위주로 덥히는 방법이지만 랜턴스탠드가 전실의 생활공간을 일부 차지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세번째 유형은 난로와 서큘레이터를 나란히 놓고 텐트 상단부로 쏘는 방식입니다. 텐트 상단부에 모여있는 난로의 열기를 텐트 전체로 강제 대류시키는 방법입니다.


난로의 열기가 위로 올라가 텐트 스킨과 닿게 되면 차가운 외부 공기와 열평형을 이루게 되어 금세 식어버리기 때문에 이너텐트 뿐만 아니라 전실을 포함한 텐트 전체로 공기가 골고루 순환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열손실은 가장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유형은 난로 상부에서 수직으로 내리쏘는 방식입니다. 난로의 열기가 위로 올라가기 전에 아랫쪽으로 골고루 퍼지게 하는 방식인데 두번째 유형처럼 가벼운 서큘레이터를 거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난로 상망을 맞고 나온 서큘레이터의 바람이 입체적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더운공기를 아랫쪽으로 골고루 보내 열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아울러 더운공기를 아랫쪽으로 먼저 보내기 때문에 대류가 더 활발하게 발생합니다.


다만 서큘레이터의 바람이 난로 상망에 정확하게 수직으로 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난로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네가지 유형을 종합하자면 난로의 더운 열기를 아랫쪽으로 먼저 보내는 것(유형2, 유형4)이 대류를 더 활성화 시키고 열손실을 줄여주기 때문에 효율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거치할 수 있는 서큘레이터에 제약이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아랫쪽에서 윗쪽으로 바람을 보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유형1, 유형3)은 열손실이 발생하여 상대적으로 효율은 떨어지지만 서큘레이터에 대한 제약이 없고 안전한 거치가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유형1과 유형2는 이너텐트 위주로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이너텐트의 온도가 전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것으로 예상되고, 유형3과 유형4는 텐트 전체의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이너텐트와 전실의 온도차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형4 > 유형2 > 유형1 > 유형3 순으로 열효율이 좋다고 보여지며 여건상 서큘레이터는 매다는 방식이 어렵다면 전실에서 주로 생활하는 주간에는 유형3을, 이너텐트에서 취침하는 야간에는 유형1의 방법을 병행하여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역시 여러가지 방법을 다 사용해 봤지만 같은 난로의 열량이라도 서큘레이터의 위치에 따라 체감온도는 분명하게 달라짐을 느꼈습니다. (현재는 유형4를 사용)


동계캠핑을 시작하면서 서큘레이터 가격이 선풍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인지라 가성비 위주로 고르다보니 보급형 PSG-612를 구입하였는데 이 제품은 무게가 고작 1.1kg 밖에 되지 않아서 거치하기가 참 좋습니다. 덕분에 별로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유형4로 쉽게 넘어가게 되었구요.


유형4의 핵심은 난로 상망과 서큘레이터를 일직선이 되도록 하고 난로 상망에 수직으로 바람을 보내는 것입니다. 거치방법이 조금 어렵긴 한데 이것도 한두번만 해보면 적응이 됩니다.


제가 사용중인 아스테리온을 기준으로 설명드리죠. 올초까지 아스테리온보다 약간 작은 투룸을 사용했는데 투룸의 경우에는 텐트 내부에 릿지폴이 있어서 거치가 수월했습니다.



투룸의 릿지폴에 서큘레이터를 거치한 모습(유형4)



그런데 아스테리온으로 기변하고 나니 릿지폴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사진처럼 오거나이저 고리를 거는 양쪽 오링에 기본 스트링과 비너, 그리고 땅콩스토퍼를 이용하여 횡방향 연결을 하고 거기에 거치를 했습니다.



아스테리온에 횡방향 스트링을 걸고 서큘레이터를 거치한 모습(유형4)



실내등은 이너텐트를 거는 상단 중앙부 오링과 전면 모기장을 말아올리는 토글 고리에 데이지체인으로 종방향 연결을 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종방향 데이지체인과 횡방향 스트링은 해체시에도 따로 분리하지 않고 그 상태로 같이 수납합니다. 어차피 매번 사용하는 것이니까요.


횡방향 스트링에 서큘레이터를 거치하는 방법은 처음엔 다른 스트링으로 다리에 감았었는데 소위 찍찍이라 불리우는 벨크로테이프를 한 10cm 정도로 두개만 잘라서 서큘레이터 다리와 횡방향 스트링을 감아버리면 훨씬 수월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정리는 천정에 매다는 방식이다 보니 기본선이 약간 짧아서 멀티탭에 연결하는게 좀 거시기 한데 전원 연장선을 하나만 구입해서 이너텐트 고리 뒷쪽으로 넘겨 전실에서 이너텐트를 바라볼때 좌측 하단부 전기요 코드 뽑아내는 지퍼쪽으로 내리고 그 쪽에 멀티탭을 위치시키면 선도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가 가능합니다.



이너텐트 상단 연결부 뒷쪽으로 선을 넘긴 모습



추운 겨울, 그것도 야외에서 사서하는 노숙(?)이지만 기왕이면 좀더 따뜻하고 편안한 잠자리가 되고자 하는 모순이 존재하는 동계캠핑. 그건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야외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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