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에 있어서 정답은 무엇일까요?
(2015. 7. 13.)
2011년에 시작한 캠핑이라는 취미가 어느새 햇수로 5년, 만으로 4년정도 지났습니다. 특별한 취미없이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제가 4년동안 싫증내지 않고 꾸준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았다는 것에 우선 감사하고 나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야외활동을 한다는 것에 두번 감사하고, 온라인 공간에서 좋은 분들과 유대관계를 맺었다는 것에 세번 감사합니다.
캠핑 인구가 워낙 많아졌다는건 다들 느끼실겁니다. 주변에도 캠핑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캠핑카페만 봐도 입문하려는 분들의 문의글은 꾸준히 올라오니까요.
다들 그랬고 저역시 그랬고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그러하겠지만 처음 캠핑을 시작할때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과정을 거쳤고 거치게 됩니다. 어떤 텐트를 사야되나? 어떤 타프를 사야할까? 등등.
워낙 다양한 종류의 장비와 제품들이 출시된 상황에서 비경험자의 선택은 항상 고민에 빠지게 되죠. 선택의 폭이라도 좁다면 그나마 결정이 좀 쉬울텐데 뭔 장비들은 셀수없이 그렇게도 많은지. 오죽하면 '결정장애'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고민이 심하다는 표현일듯 합니다.) 라는 말까지 있겠습니까.
주변에 유경험자나 고수가 있다면 결정에 도움은 됩니다만 사람따라 취향도 다르고 추구하는 방식이나 경제적 상황이 다 달라 천편일률적으로 이 장비 셋팅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초창기 입문을 할때 정보수집을 하며 캠프타운의 콩코드 텐트를 사려고 했었습니다만 저와 성향이 다른 와이파이님의 반대로 결국 웨더마스터 브리드돔 240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동안 장비 구입시 많은 고민을 해봤지만 그중에서도 처음 입문시 텐트에 대한 고민은 정말 가장 심했습니다. 일단 부부간의 의견도 맞지 않았으니까요.
우여곡절끝에 텐트를 결정하고 정보수집차 웨마 카페를 많이 기웃거렸는데 거기에서 텐트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과 차량 관련 질문은 정답이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240과 270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질문을 하면 답변은 "정답은 투룸입니다. 투룸으로 가세요."였고, 산타페와 소렌토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차에 대한 질문을 하면 답변은 "정답은 그카(그랜드카니발)입니다."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그런 답변을 봤을때 사람들이 질문하는건 그게 아닌데 대체 왜 저렇게 답변을 할까 하는 의아함이 있었죠.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한방에 소위 끝판왕(콜맨에서 코쿤이나 아스테리온이 출시되기 전이었음)으로 가는건 제 상식으로 납득이 되질 않았어요.
여러 캠핑카페에서도 초보분들이 질문을 하면 가끔 달리는 질문중에 한방에 끝판왕으로 가라는 분들과 일단 최소한의 장비만을 가지고 시작해보고 점점 필요한 장비를 사라는 의견으로 자주 갈리게 됩니다. 초보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러한 답변이 둘다 달리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결정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 고민하게 되는거죠.
그건 캠핑이라는 취미가 수학문제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수와 하수는 있을수 있지만 정답과 오답은 없습니다. 나와 '다를' 뿐이지 '틀린'건 아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제품에 소위 '국민'이라는 칭호가 붙습니다. 제가 입문하던 무렵에 단일 텐트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코베아의 아웃백 골드였어요. 그래서 캠핑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텐트가 아웃백이었고 아웃백 사용자 카페의 회원수가 단일 텐트 사용자 카페에서도 가장 많았거든요.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돔텐트와 타프 조합으로 시작해서 좀 쌀쌀한 날씨까지 해보자 하는 생각에 전실형 텐트를 고민하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베스트셀러로 가자고 생각해서 아웃백을 샀었는데 한번 사용한 후 바로 방출했습니다. 텐트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저희 가족과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때문에요.
마찬가지로 남들이 주로 추천하거나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해서 꼭 그게 정답은 아니고, 정말 듣보잡 텐트라고 해서 그게 틀린 것은 아닙니다. 본인의 스타일에 맞으면 그게 정답이고 최선이지요. 초보자 입장에서는 먼저 경험해본 선배의 조언을 참고할 뿐 꼭 그 길로 갈 필요는 없다는 거죠. 다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업료(?)는 지불해야 하는 것이구요. ^^
우리네 인생처럼 캠핑에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개성에 맞는 즐거운 캠핑생활이 최선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