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

캠핑용 팩에 관한 고찰

개살구 2018. 2. 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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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16.)



오늘의 주제는 팩의 종류별, 길이별 지지력의 크기는 과연 얼마일까 하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굵고 긴게 좋다는건 남자라면 누구나 동경하는(읭?) 사실이지만서도 굵고 긴게 과연 얼마나 좋은건지에 대한 정량적인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제 고찰글은 언제나 그렇듯 중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계신분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봤습니다. ^^; 


사실 팩의 지지력에 대해 심도있게 쓰자면 한편의 논문이 나와야 하지만 그건 제 능력밖의 일이고, 그런 글은 비전공자 어느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것을 알기 때문에 단순화를 통해 최대한 쉽게 분석을 하겠습니다. 따라서 논리적 비약이 좀 있습니다.


팩은 기본적으로 타프의 스트링 또는 텐트의 고리와 연결되어 바람이나 기타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하중에 저항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타프를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바람에 의한 항력(수평력)과 양력(수직력)이 발생합니다.


항력은 수평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므로 팩에 미치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만 양력은 떠오르게 만드는 힘이라 팩다운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검토 요소입니다.


흔히 캠핑장에서는 비보다 바람이 더 무섭다고 하는건 바람의 양력에 의해 타프가 날라가고 팩이 뽑히고 텐트가 뒤집히고 하는 것 때문인데요. 단순히 장비만 날라가면 그만인데 스트링에 매달려 날라가는 팩은 때로 살상무기로 돌변하여 인사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진 그 자체는 무서운게 아닌데 지진으로 인한 구조물의 붕괴가 무서운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팩과 스트링이 연결된 부분에서 스트링의 장력(T, 회색 화살표)에 의해 장력의 수직분력(T×sinθ)은 팩을 뽑아버리려는 인발력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를 땅에 박힌 팩과 흙의 마찰력(팩 주위의 파란색 화살표)으로 저항하고, 장력의 수평분력(T×cosθ)은 흙의 지압강도(주황색 화살표)로 저항하는 구조입니다.


이론적으로는 팩과 스트링의 각도가 수직을 이룰경우 장력의 수평분력, 즉 팩을 뽑아버리려는 인발력이 0이 되어 안전하지만 현실적으로 절대 수직을 이룰수 없으므로 크기의 대소가 존재할 뿐 인발력이 작용하게 됩니다.​


물론 무른 흙이거나 비가 올 경우, 또는 해수욕장의 모래에 팩을 박는 경우에는 지압강도가 약해 팩이 뽑히기도 합니다만 지압강도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면 복잡하므로 이 글에서는 최대한 단순화 시켜 인발력에 대한 고찰만을 하겠습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팩을 그림과 같이 지표면과 수직으로 박았다고 가정합시다. 또한 인발력도 장력(T)과 같다고 가정합니다. 그렇다면 팩의 지지력은 간단하게 흙과 팩 사이의 마찰계수, 그리고 표면적의 곱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물론 흙의 종류(사질토, 점성토 등) 및 팩의 재질에 따라 마찰계수가 변하지만 마찰계수는 모두 같다고 가정을 하게 되면 결국 지지력은 표면적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즉, 모든 조건이 동일할때 팩의 지지력은 표면적에 비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팩의 표면적을 구해보겠습니다. 엄밀히 계산하자면 끝이 뾰족하기 때문에 적분을 해야 맞지만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일직선이라고 칩시다. 팩의 반지름을 r, 직경(지름)을 d, 둘레의 길이를 lp, 팩의 길이를 L이라 하면 




가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결국 직경(지름)이 굵고 길이가 긴 팩의 마찰력이 크게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길이에 따른 팩의 지지력, 즉 표면적의 변화는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번들팩


 



보통의 텐트에 기본으로 딸려오는 팩입니다. 타프에 사용하는 팩은 아니지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팩입니다. 위 공식에 대입해서 표면적을 구해보겠습니다.

 

표면적 : 약 55 ㎠



2. 콜팩(단조팩)




옥션 김주임 콜팩입니다.


20cm 짜리의 표면적 : 56.5 ㎠

25cm 짜리의 표면적 : 70.7 ㎠


3. 강철팩


 


보통의 강철팩 직경은 1cm 입니다.

 

30cm 짜리의 표면적 : 94.2 ㎠

40cm 짜리의 표면적 : 125.7 ㎠


​4. 철근팩



검색을 해보니 과거에는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자작하는 경우만 있었는데 이젠 아예 시판을 하는군요. 우리가 흔히 보는 돌기가 나있는 철근은 이형철근이라 하고 아무것도 없는 강철팩 같은 철근을 원형철근이라 하는데요. 사실상 공사현장에서 원형철근은 사용하지 않고 이형철근만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같은 지름이라도 철근 콘크리트 속에 들어가는 이형철근의 부착강도가 원형철근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죠.




원형철근과 이형철근을 비교한 그림인데 참고로 보시면 됩니다. 


동일한 지름이라고 해도 이형철근의 부착강도가 원형철근의 부착강도보다 약 40%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동일한 굵기, 동일한 길이의 팩이라면 철근팩의 표면적이 1.4배 증가하는 효과라고 보면 됩니다.


위 식으로 구한 표면적에 1.4를 곱한값을 실질적인 유효 표면적으로 하겠습니다.


(소) 25.5cm 짜리 : 80.1 ㎠ × 1.4 = 112.2 ㎠

(중) 34.8cm 짜리 : 142.1 ㎠ × 1.4 = 199 ㎠

(대) 49.7cm 짜리 : 203 ㎠ × 1.4 = 284.2 ㎠





참고로 나선형으로 홈이 파인 이런 형태의 팩도 존재합니다만 민무늬 팩에 비해 표면적도 넓어지고 마찰력도 증가하는 효과가 생기지만 철근팩과 같이 돌출된 형태가 아니라 철근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마찰력은 떨어집니다.



5. V팩




저는 실제로 V팩을 본적은 없고 글로만 배웠습니다. 해수욕장처럼 모래로 이루어진 지반은 지지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V팩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표면적이 넓어 마찰력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V팩의 규격을 찾아보기 위해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는데 막상 길이는 나와있어도 폭이 얼마인지 제대로 표시된 제품은 거의 없더라구요. 위 그림이 유일하게 찾은건데 맞는지 모르겠지만 각각의 폭이 1.5cm라고 가정해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그림에서 길이의 165cm는 mm의 오타인 듯)


둘레길이 : 1.5 × 2 × 2 = 6cm

표면적 : 6cm × 16.5 cm = 99 ㎠




검색을 하다보니 표면적을 늘리기 위해 사진과 같은 십자팩과 T자팩도 있더라구요. T자팩은 폭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V팩의 1.5배가 되고 십자팩은 2배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표면적을 놓고 보면 팩의 종류별로 길이가 제각각이라 표면적 비교가 되지 않으니 동일한 길이(40cm)로 가정해서 계산했을때의 표면적을 다시 구해보겠습니다.


번들팩 : 88 ㎠ 

콜팩 : 113.1 ㎠ 

강철팩 : 125.7 ㎠ 

철근팩 : 228.7 ㎠

V팩 : 240 ㎠


이제 가장 중요한 결론입니다. 동일 조건하에서 표면적이 넓을수록 마찰력이 커져 팩의 지지력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렸는데요. 결과적으로 길이가 동일한 팩의 지지력은 V팩 > 철근팩 > 강철팩 > 콜팩 > 번들팩 순이 됩니다.

 


대부분의 캠퍼들이 렉타타프 설치시에 메인폴에 연결되는 스트링에는 40cm 짜리 팩을 박고 사이드폴에 연결되는 스트링에는 30cm 짜리 팩을 박는데 이것은 통상적인 경험에 의해 그정도면 괜찮다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단언해서는 안됩니다.


바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무서울때가 있거든요. 최선의 방법은 바람이 심하게 불때는 캠핑을 가지 않는 것입니다만 불가피하게 캠핑을 하는 경우라면 타프를 설치하지 않거나 설치하더라도 2중, 3중의 팩다운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항상 자연앞에 겸손한 자세를 갖는 캠퍼가 되셨으면 합니다. 안전은 두번 세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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