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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책과 영화

부러진 화살 (2012. 1. 25.) 짧은 설연휴 동안 간만에 영화한편을 봤다. 원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일년에 고작 몇편 보는게 전부임에도 나름 몇가지 원칙을 가지고 관람작을 결정한다. 우선 한국영화여야 하고 그다음으로 내가 인정하는 감독 혹은 배우의 작품, 또는 시놉시스가 괜찮다고 판단되는 작품이 그것이다. 지난 연말 포털의 1면에 뜬 제목에 이끌려 보게된 인터뷰 기사에서 몇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석궁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고 그 당사자인 김명호 전 교수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재판장에게 석궁을 쐈다는 유래가 없던 충격적인 사건과 그 가해자가 교수였다는 놀라움이 먼저 떠오르는 사건인데 정작 그 원인이나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건 당시 자극적이.. 더보기
돌베개 - 장준하 (2010. 8. 18.) 이 책은 1944년 일제의 학병으로 끌려간 저자가 동지 몇명과 함께 탈출에 성공하여 임천의 중국군에 가담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중경 임시정부를 찾는 과정, 그리고 광복이 되던 1945년까지 약 2년여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된 회고록이다. 돌베개라는 제목은 성경의 창세기 28장 10~15절에 나오는 야곱의 돌베개 이야기에서 따온 것으로 그가 가족에게 일군에서의 탈출을 암시한 일종의 암호요, 탈출후 중경 임시정부 까지 가는 고난의 과정이요, 또한 저자의 신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저자가 쓰카다 부대에서 탈출을 계획하며 자신의 탈출로 인해 고향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장면에서는 자신의 칼로 처자식의 목을 베고 황산벌 전투에 출정한 계백 장군이 떠올랐고, 독실한 기.. 더보기
내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 박원순 (2010. 7. 14.) 이 책은 변호사인 저자가 영국 체류시절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의 양심을 시험한 세기의 10대 재판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이다. 법이란 것이 누구나 단순 명료하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면 재판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할 이유가 없겠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 속에서 아주 오랜세월 생각지도 못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송사(訟事) 또한 끊이지 않는 것일게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와 관련된 재판은 불합리한 점이 많았고 결국 그로인해 주인공들이 대부분 처형되는 불행한 결과를 낳았기에 오히려 순교라는 이름으로 후세 사람들이 그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되었다. 중세의 마녀재판과 같이 지금 우리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이유로.. 더보기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2010. 3. 26.) 이 책은 몇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 X파일과 삼성특검등 일련의 사건을 촉발시킨, 검사출신으로 삼성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한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다. 이책의 출간후 주요일간지에서 이책에 대한 광고자체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진보매체로 인식된 경향신문이나 오마이뉴스에서도 삼성관련 비판 칼럼이 편집과정에서 삭제되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을 알게되자 책의 내용이 궁금하여 구입하게 되었다. 사실 몇년전 저자가 양심선언을 했을 당시엔 그때까지 삼성에서 호의호식 하고 지내다가 본인조차 그 비리에 가담을 했으면서 뒤늦게 정의의 사도인양 삼성의 비리를 폭로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혹시라도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던것도 .. 더보기
붓다, 나를 흔들다 - 법륜 (2009. 11. 3.) 이 책은 불교방송이 마련한 100일 법문에서 들려준 이야기들 가운데 일부를 추린 것으로 부처님을 만나 법문을 듣고 깨달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열반을 자기 스스로도 경험하고 자기 마음속에 부처님의 법을 만난 것이 이렇게 기쁘구나 하는 법열을 맛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종교에 대해 할말은 참 많다. 초등학교때 교회를 몇년 다녔었는데 성경말씀과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 참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주일학교 선생님께 그걸 상담하면서 그런 이유로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더니 '무조건' 믿으면서 기도를 많이하면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살인자라도 죽기직전 하나님을 믿기만 하면 천당에 갈수 있지만 아.. 더보기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 유시민 (2009. 7. 20.)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후 장모님께서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하셔서 인터넷으로 주문해드렸었는데 지난주 처가집에 갔다가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주말에 읽은 책이다. 책이 처음 집필되던 시기는 16대 대선의 민주당 후보 경선을 치르던 시점이었고 책이 출간된 것이 2002년 8월말 경이니까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라 본격적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선거전을 치르던 때였다. 예전엔 조선일보라고 하면 막연하게 4대 일간지중 하나였는데 어느 시점부터 '조중동'이라는 단어는 특정 신문사를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아닌 수구 극우 언론의 대명사로 일반명사화 된지 오래이고 그중에서도 조선일보는 워스트 오브 워스트가 되어 지금까지도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금이야 포털에 뜬 기사의 제목만으로도.. 더보기
워낭소리 (2009. 2. 19.) 요즈음 화제라는 영화 '워낭소리'를 봤다. 워낭은 마소의 목에 거는 방울이라는 뜻인데 소와 함께 살아가는 경북 봉화의 촌로 부부를 3년여간 촬영한 논픽션이다. 다큐멘터리 장르의, 그것도 거대자본이 아닌 저예산 독립영화를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볼수있다는 것이 기분좋기도 했지만 소수의 마니아층에게 사랑받는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외면하던 자본도 결국 흥행이라는 '돈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현실이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도시에서만 자란 나는 동식물이나 농사를 짓는 것 등은 직접체험이 아닌 간접체험을 통해 배웠었다. 그런데 강화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어렸을때 체험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게 되었는데 TV에서나 보던 것들을 처음 접해 신기해하는 나를, 어려서부터 생활속에서 .. 더보기
단종애사(端宗哀史) - 이광수 (2008. 3. 31.) 이 책은 일천구백이십팔년 십일월 삼십일부터 일천구백이십구년 십이월 일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춘원 이광수의 작품으로 작가의 역사소설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광수는 친일행위로 인해 변절한 지식인의 대명사로 비판을 받는 작가이기도 하나 단종애사라는 역사소설을 통해 수양대군(세조)과 그에 편승한 무리인 신숙주, 권람, 한명회 등의 변절을 노골적으로 비판하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성군이자 효성이 깊고 학문이 뛰어났던, 그러나 병약했던 문종대왕의 외아들로 태어나 열두살의 어린 나이에 즉위한 단종은 이러한 상황을 예견했던 세종대왕의 각별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집현전 학자이자 절친한 친구이면서 세종과 문종의 총애를 받았던 성삼문과 신숙주의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로 조선 역..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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